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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에 쏟아진 성폭력..류호정 "양복으로 국회 권위 세워지는 것 아냐"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5 16:46

수정 2020.08.05 16:46

원피스 차림에 도 넘은 성폭력 쏟아져
2003년엔 유시민 이사장 '빽바지 논란'
지난 4일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본회의장에 출석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뉴시스
지난 4일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본회의장에 출석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4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분홍색 원피스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자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중 일부는 류 의원에게 도를 넘어선 성폭력을 가하고 있다.

5일 류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원피스 논란'에 대해 "국회의 권위가 영원히 양복으로 세워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의원은 "관행이나 TPO(시간·장소·상황)가 영원히 한결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일 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너무 천편일률적 복장을 강조하는데 국회 내에서도 이런 관행을 바꾸자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또 "복장이 아니더라도 50대 중년 남성으로 가득찬 국회가 과연 시민들을 대변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향한 인터넷 공간에서의 성폭력에 대해선 "제가 원피스를 입어서 듣는 혐오 발언은 아니다. 제가 양복을 입었을 때도 그에 대한 성희롱 댓글이 있었다"며 "저의 원피스로 인해 공론장이 열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의당 활동 전반에 있어서 우리 정치의 구태의연, 여성 청년에 쏟아지는 혐오발언이 전시됨으로써 뭔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이렇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게 진보 정치인이 해야 할 일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본회의 복장 논란은 지난 2003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빽바지 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 이사장이 흰색 바지를 입고 의원선서를 하려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뉴스1
본회의 복장 논란은 지난 2003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빽바지 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 이사장이 흰색 바지를 입고 의원선서를 하려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뉴스1

한편 류 의원을 향한 도를 넘은 비난은 인터넷 공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류 의원을 향해 '술집 도우미', '새끼마담' 등으로 표현한 댓글도 등장했다.

한편 국회 본회의 복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 국민개혁정당 국회의원이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흰색 바지를 입고 본회의 의원선서 단상에 올라 '빽바지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했고 유 이사장은 결국 다음날 옷을 갈아입은 뒤 의원 선서를 할 수 있었다.

당 시 유 이사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문화적으로 너무 옹졸하시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유 이사장의 '빽바지 논란'을 언급하며 "그때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 드레스코드를 옹호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복장단속을 한다"고 비판했다.


여권 지지층에서도 류 의원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계속되자 이를 꼬집은 것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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