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 카미유 앙로 '토요일, 화요일'展
1년, 365일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한 달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 하루는 지구가 스스로 한 번 도는 시간이다. 년과 월과 일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우리에게 주어졌다. 하지만 일주일은 인간이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위해 만든 주기다. 뉴욕과 프랑스를 기반으로 설치·영상 작업을 해오며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작가 카미유 앙로는 이 '일주일'이라는 시간 체계에 흥미를 느끼고 일주일을 구성하는 요일마다 사회 안에서 정형화돼 반복하는 인간의 행동 유형에 대해 문화인류학과 신화학, 종교, 소셜미디어, 정신분석이론을 참조삼아 작업을 해왔다. 올여름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진행중인 그의 개인전에서는 7개 요일 중 토요일과 화요일의 서사를 선보인다. 모든 요일의 작품을 보여주기에는 공간의 제약이 있어 현대사회에서 쉼의 날인 토요일과 업무로 바쁜 화요일을 선정했다.
한편 이번 전시장의 벽에는 이 두 영상 작품을 둘러싸고 앙로의 수채 드로잉 '애착 체계'와 '유축' 연작 시리즈도 전시됐다. 미술작가이면서 동시에 한 아이의 엄마인 작가가 아이를 돌보며 느꼈던 감정들을 담아 그린 작품이다. 출산 이후 영아의 자녀와 자신의 자화상과 같은 작품 속에서 그는 자녀가 보이는 빨기, 울기, 웃기, 안기, 매달리기, 따라다니기 같은 행동의 모습을 담아냈다.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힘들었던 순간을 그때의 감정에 따라 각각의 색으로 표현했다. 전시는 다음달 13일까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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