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숫자로 나타난 이재용의 '동행경영'...작년 삼성전자 222조 사회와 나눴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6 16:25

수정 2020.08.0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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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개발 전략을 점검하기 앞서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배식을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개발 전략을 점검하기 앞서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배식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지난 한 해 우리 사회와 약 222조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행경영' 철학이 숫자에 묻어났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11면
경제적 가치 분배를 수치로 집계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협력사 지원과 사회공헌 비용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클라스'가 다른 이재용식 경영
6일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협력사 △지역사회 △임직원 △정부 △주주 △채권자 등 사회에 분배한 경제적 가치는 221조93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212조3400억원 보다 4.52%(9조59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을 처음 시작한 2008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실적 악화 와중에 거둔 성과여서 의미가 더 깊다는 평가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주춤하면서 매출액 230조4009억원, 영업이익 27조76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5.48%, 52.84%씩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기간 삼성전자는 협력사 구매비용을 156조원에서 173조7000억원으로 17조7000억원 늘렸다. 전체 경제적 가치 분배 가운데 협력사 비중이 74%에 이른다. 지역사회의 사회공헌 비용도 4400억원에서 5300억원으로 20% 이상 확대했다. 임직원 수는 총 28만7439명(해외 18만5380명, 국내 10만2059명)으로 전년(30만9630명)보다 줄었지만 인건비는 28조1000억원으로 3000억원 더 늘었다.

주주 배당금도 전년 수준인 9조6000억원을 유지해 배당성향이 22%에서 45%까지 급등하는 등 주주친화 경영정책을 지속했다.

영업 환경이 나빠지면서 납세 규모는 축소됐다. 2018년 전세계 정부에 17조8000억원의 조세공과금을 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9조7000억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는 회사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정부에 내는 세금을 지역별로 보면 한국(69%)이 압도적이다.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지만 아시아(15%), 미주 및 유럽(14%), 기타(2%) 등에 그친다.

■이 부회장 '동행경영' 보폭 넓혀
올들어 코로나19로 사회 곳곳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동행경영은 갈수록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달 이 부회장은 상반기 협력사 인센티브로 지금껏 가장 많은 365억원 지급을 결정했다. 동행경영의 온기는 협력사를 넘어 스타트업까지 미치고 있다. 2018년 8월 발표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으로 사내 벤처는 물론 사외 스타트업 300개를 길러낸다는 의지다. 올해 상반기까지 총 124개의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했고, 현재 40개를 육성 중이다.

국가적으로 취약한 기초과학 분야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한국판 노벨상'도 추진 중이다. 삼성 호암재단은 이 부회장의 제안으로 내년부터 기존 호암과학상을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으로 분리해 확대 개편하고 총 18억원을 수여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인류공동체 일원으로서 사명을 다한다'는 것이 삼성의 경영철학"이라며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삼성의 동행경영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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