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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디지털 치료제' 키울 토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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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6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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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디지털 치료제' 키울 토양이 없다
뭐 하나 재밌는 게 없다. 이런 문장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아무래도 코로나 탓이다. 평소 같으면 테니스라도 칠 텐데 주변 체육시설은 폐쇄됐다. 한달간 이렇다 할 활동 없이 출퇴근만 반복했다. 줄곧 내리는 비로 밖에 나가는 것도 어려웠다. 집에서 축 늘어져 스마트폰만 봤다. 코로나와 장마로 머릿속이 울렁거렸다.

나 같은 사람이 많나 보다.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코로나 우울'을 우려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1997), 금융위기(2007)와 같은 중대한 사회적 사건 이후 자살률이 증가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연구원 조사 결과 국민의 48%가 코로나로 우울감을 경험했다. 지난 9일 정부는 앱을 통한 코로나 우울 예방법을 내놨다. 국립정신건강센터 마성의 토닥토닥 앱 등을 통해 정신건강 정보와 자가진단을 제공해 코로나 우울을 지원한다. 이 앱은 일상경험에 대한 시나리오를 읽고 주인공의 인지적 오류를 학습하게 하는 인지행동치료 방식을 활용한다.

정부가 정신건강 해법으로 앱을 내놓으면서 디지털 치료제도 주목된다. 앱·가상현실(VR)·챗봇·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치료제는 해외에서 활발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정신질환 디지털 치료제 인허가 과정을 한시 면제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불면증 치료용 디지털 치료제 슬리피오(Sleepio) 사용료를 지불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코로나 우울을 해결하기 위해서 디지털 치료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디지털 치료제는 필연적으로 원격진료와 연관된다.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환자와 병원을 잇기 때문이다. 국내도 원격진료를 둘러싸고 기업과 의료계가 충돌하지만 중재안은 나오지 않았다. 새로운 혁신 의료기기 인허가 규제체계 신설을 고민해야 한다. 국내 기존 복잡한 규제절차로 디지털 치료제 시장출시가 쉽지 않아서다.

국내 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 생태계는 녹록지 않다.
국내는 아직 원격진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수가 논의도 전무하다. 비대면 정신질환 치료에 용이할 디지털 치료제 필요성은 점점 커지는데 아직 기업이 자랄 토양은 없다. 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받아들일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때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산업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