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윤석열 힘빼기'… 檢 내주 중간간부 인사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0 17:51

수정 2020.08.10 17:51

법무부, 대검 조직개편 나설듯
추미애 법무부 장관 주도 하에 이뤄진 두 번째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도 친정부 성향 검사들이 대거 등용돼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대폭 물갈이와 함께 대검 조직개편까지 예상되면서 윤 총장이 사퇴 않고 버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단행된 법무부 인사에서 검사장급 대검 참모 7명은 이정수 기획조정부장(사법연수원 26기)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됐다.

우선 추 장관의 참모로 일한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24기)은 검찰 내 2인자인 대검찰청 차장검사(고검장급)로 승진해 윤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견제할 전망이다.

현 정부의 검찰개혁 정책에 대한 이해도 높은 검찰 간부로 평가 받는 조 국장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2006년 4월~2008년 2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특별감찰반장을 역임했다.

조 국장이 현 정부 기조에 맡게 일을 해왔던 만큼 현 정부 입장에 반하는 윤 총장의 방침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존의 참모진이 줄줄이 좌천되면서 윤 총장의 고립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본선 대검 차장검사는 광주고검장, 이주형 대검 과학수사부장은 의정부 지검장으로 이동했다. 노정환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청주지검장, 김관정 형사부장과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각각 서울동부지검장과 전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 1월 인사에서 윤 총장 측근들이 지방으로 발령 나고 그 자리를 채웠던 인사들이었음에도 7개월 만에 또다시 대거 바뀌게 된 것이다.

대검 참모진의 잦은 교체는 추 장관의 윤 총장 견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열리는 대검 간부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대검 고위간부 출신 한 변호사는 "대검 참모진은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동반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서도 "이번 인사로 발탁된 대검 참모진 면면을 봤을 때 총장 업무를 배제시키기 위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 주에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 중간간부 주요 보직에 대한 내부공모를 진행한다. 통상 공모절차 진행 1주일 후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에 이번 중간간부 인사도 광복절 연휴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 장관이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같이 중간간부 인사도 친정부 성향 검사들로 앉힐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정권과 여당에서 민감하게 여겨온 수사를 진행해 온 중간간부들에 대해 보직기간과 관계없이 좌천성 인사가 이뤄질 경우 비판 여론이 커질 수 있다.


고위간부에 이어 중간간부 인사까지 친정부 성향 검사들로 단행될 경우 윤 총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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