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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국 매체 지미 라이 석방...지지자에게 '엄지 척' 화답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2 14:56

수정 2020.08.12 14:56

- 빈과일보 사주, 체포된지 하루 만에 보석금 내고 풀려나 
- 우산혁명 주역 아그네스 차우도 보석금으로 석방
[홍콩=AP/뉴시스] 홍콩 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됐던 지미 라이 넥스트디지털 사주가 12일 새벽 보석으로 석방된 후 자동차를 타고 자택으로 향하는 동안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향해 양손을 들어 엄지를 치켜세워보이고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 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됐던 지미 라이 넥스트디지털 사주가 12일 새벽 보석으로 석방된 후 자동차를 타고 자택으로 향하는 동안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향해 양손을 들어 엄지를 치켜세워보이고 있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홍콩의 대표적인 반중국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가 11일(현지시간) 보석으로 풀려났다.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날 경찰에 체포된 지 하루만이다. 그의 체포 이후 빈과일보 모기업 넥스트디지털 주가는 1000% 가량 급등했으며 신문도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라이는 홍콩 경찰에 체포된 후 3만7600달러(약 4454만원)를 내고 이날 새벽에 석방됐다.


지지자 수십 명은 경찰서 앞에 모여 빈과일보 신문을 흔들면서 “빈과일보를 지지하라. 끝까지 싸우겠다”며 응원했다.

라이가 체포된 다음 날 그가 사주로 있는 빈과일보는 ‘빈과일보는 계속 싸워야 한다’는 제목으로 1면 헤드라인을 작성해 배포했다. 신문은 통상 10만부 발행하지만 이날은 50만부 넘게 인쇄했고 모두 팔렸다.

홍콩 시민들은 넥스트디지털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투쟁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틀 합쳐서 한 때 1000% 이상 폭등했다. 6년 만에 최고치다.

라이는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지지자들을 향해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으나 차량에 탑승한 뒤 두 손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화답했다.

라이의 체포는 홍콩 당국이 새로 시행된 홍콩보안법을 근거로 한 인신구속 사례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사건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유엔 인권최고대표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대변인,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 캐나다 외교부 대변인 등도 잇따라 그의 체포에 대한 비판 성명을 냈다.

같은 혐의로 체포됐던 라이의 장남 티모시와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 아그네스 차우 등 나머지 9명도 모두 보석금을 내고 풀러났다.

차우는 석방 후 취재진에게 “그간 체포됐던 4번의 사례 중 이번이 가장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앞서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는 10일 오전 홍콩 호만틴 지역에 있는 라이의 자택에서 그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국가안보처는 같은 날 오후 차우도 자택에서 붙잡는 등 속전속결로 홍콩 보안법을 시행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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