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서 50만권 서울 최대… 택배대출 등 언택트 서비스 [K에듀, 현장을 가다]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2 17:13

수정 2020.08.12 17:26

<8> 정독도서관
정독도서관의 전경. 정독도서관은 경기고등학교가 1976년 강남구 삼성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있던 곳으로 옛 경기고등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정독도서관 제공
정독도서관의 전경. 정독도서관은 경기고등학교가 1976년 강남구 삼성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있던 곳으로 옛 경기고등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정독도서관 제공
서울시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북쪽으로 700여미터를 따라가면 나오는 정독도서관. 정독도서관은 50만여 권의 장서와 2만5000여 점의 비도서자료를 소장하는 등 장서 보유수에서 서울시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등록문화재인 이 곳은 1900년 개교한 경기고등학교가 1976년 강남구 삼성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있던 곳이다. 이 때문에 건물의 모양은 옛 경기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녹음이 가득한 도서관 앞 정원은 북촌을 찾은 관광객과 인근 주민들의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7일 찾은 정독도서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 이후 새로운 역할과 운영방향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 언택트 서비스


이날 찾은 정독도서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엄격히 유지되고 있었다. 입구와 출구의 동선을 구분하고, QR코드를 등록하거나 방문자 연락처를 수기로 기입해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자료실과 열람실 좌석은 지그재그로 배치했고, 비말차단을 위해 칸막이를 자료실, 노트북열람실에 설치했다. 나란히 앉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한칸씩 넓게 떨어져 않은 사람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지난 2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정독도서관은 휴관을 진행했다. 하지만 휴관기간동안 코로나19로 지친 이용자들을 위한 도서활동 지원은 오히려 강화했다. 이용자가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도서(1인 5권)를 예약한 후 다음날 도서관 로비에서 예약도서를 대출해가는 '주간대출예약 서비스', 장애인 및 노인 대상 '무료 택배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용자들의 의견도 반영했다. 정독도서관은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언택트 서비스 방안 아이디어'를 공모했고, 여기서 반영된 의견을 다각도로 검토해 적용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운영 중이던 독서모임과 강좌는 구글 Meet, 줌(Zoom) 등을 활용하는 온라인 방식으로 변경했다. 윤병예 정독도서관 독서문화진흥과장은 "정독도서관은 주간 이용자는 노령층이 많아 코로나19에 취약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매일 오전, 오후 2차례 건물방역을 진행하는 등 이용자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서관 시설·환경 정비 필요


정독도서관의 건물 1동과 2동은 1938년에 지어졌으며, 3동은 한국전쟁 이후인 1955년 지은 건물이다. 벌써 지어진 지 각각 82년과 65년이 지나 건물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정독도서관은 코로나19로 계속된 장기휴관동안 환경개선사업 및 안전공사를 진행했다. 청소년관 토론실에 방음벽을 시공하고, 인문사회자연과학실, 어문학족보실 등의 열람 책상과 의자를 교체했다. 소방 방화셔터를 보수하고, 강화도어 손끼임 방지 등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로는 모자란 것도 현실이다. 정독도서관 1동과 2동은 문화재청이 지정한 등록문화재라는 점에서 건물 정비가 쉽지 않다. 하지만 3동의 경우 등록문화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리모델링 등 정비를 통해 환경개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도서관 내 주차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녹지로 조성된 정원을 갖고 있는 정독도서관은 주차공간이 부족해 만성적인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정해철 정독도서관장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있어 다른 신설 도서관들처럼 다양한 이용자 편의시설을 제공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며 "3동은 등록문화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리모델링 등 시설정비가 가능해진다면 이용자 편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