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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날아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3 11:44

수정 2020.08.13 11:44

독일 과학자들 극한의 우주환경에서 실험 성공
지구 표면에 반사된 빛만으로도 전력 생산 가능
지난 2019년 6월 스웨덴 키루나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실은 로켓을 발사했다. 독일항공우주센터 제공
지난 2019년 6월 스웨덴 키루나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실은 로켓을 발사했다. 독일항공우주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독일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우주에서 실험하는데 성공했다. 이 태양전지는 우주의 극단적인 환경조건을 견뎌내면서 직사광선과 지구 표면의 반사광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해냈다. 연구진은 향후 태양빛이 약한 먼 우주를 탐험하는 탐사선에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뮌헨공과대학의 피터 뮐러 부슈바움 교수와 레나르트 레브 교수는 13일 우주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실험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줄 (Joule)'에서 공개했다.


실험결과 이 태양전지는 우주에서 1㎠당 7~14㎽ 사이의 전력을 생산했다. 피터 뮐러 부슈바움 교수는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효율성이 아니라 무게당 생산된 전력"이라고 말했다. 지상에서 우주로 쏘아올리는 우주선이나 위성에 적용하기위해서는 최대한 가벼워야 한다.

레나르트 레브 교수는 매우 얇은 호일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전지를 만든다면 1㎏이 200㎡ 이상을 커버할 수 있고, 100W 전구 300개를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태양전지보다 10배 이상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피터 뮐러 부슈바움(왼쪽) 교수와 레나르트 레브 교수가 뮌헨 공과 대학의 기능성 소재 연구실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OHSCIS)를 들어 보이고 있다. 뮌헨공대 제공
피터 뮐러 부슈바움(왼쪽) 교수와 레나르트 레브 교수가 뮌헨 공과 대학의 기능성 소재 연구실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OHSCIS)를 들어 보이고 있다. 뮌헨공대 제공
연구진은 이 연구를 위해 지난해 9월 스웨덴 북부에서 로켓을 발사했다. 이 로켓은 우주로 진입해 240㎞ 상공에 도달했다. 이 로켓에 실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전지는 로켓이 이륙할때의 굉음과 열, 강한 UV 빛, 초고 진공에 이르기까지 극한의 조건들을 성공적으로 견뎌냈다.

연구진은 태양 빛을 직접 받지 못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전지가 지구 표면에서 반사된 약한 빛만으로도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발견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는 직접적인 빛이 없을 때 작동을 멈추고 전력 출력은 0이 된다.

뮐러 부슈바움 교수는 "이 기술이 깊은 우주 임무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기존 태양전지가 작동하지 않는 곳까지 우주선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뮐러 부슈바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우주에서 보낸 시간은 총 7분으로 매우 짧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의 연구에서 인공위성과 같은 우주에서 장기적인 응용 프로젝트에 사용해 태양전지의 수명과 안정성 등의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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