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장마 이후, 태풍에도 미리 대비해야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3 16:31

수정 2020.08.13 16:31

[특별기고] 장마 이후, 태풍에도 미리 대비해야
오늘날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지구의 평균기온은 지난 130년(1880~2012)간 0.85도가 올랐다. 사람의 체온이 1~2도만 올라도 몸져눕는 것과 같이 0.85도의 온도 상승은 지구의 기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았다. 시베리아 폭염, 아시아 지역 집중호우, 미국의 대형 허리케인뿐만 아니라 남극에서는 전에 없던 풀들이 돋아나고 캐나다 북극의 만년설 2곳이 5천년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한국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1912년부터 2017년까지 100여 년간 약 1.8℃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여름철 강수량 증가 경향이 뚜렷하다고 한다.

올해 우리나라를 덮친 장마는 지난 2013년 49일 간 이어진 최장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광주지역에는 지난 7일 259.5㎜, 8일에는 255.5㎜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무려 515㎜로 우리나라 1년 평균 강수량의 절반가량이 이틀 사이에 쏟아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범람 피해를 입은 섬진강 상류지역인 순창에는 8월 8일 하루 동안 무려 361.3㎜의 비가 쏟아졌다.

이러한 국지성 집중호우는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여러 곳에서 발생했고 크고 작은 산사태, 둑 붕괴로 인한 주택과 농경지 침수 등 엄청난 재산피해와 함께 사망 30명, 실종 12명 등의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각 지자체는 응급복구를 위해 대규모 인력 및 자원을 총 동원하고 있고 자원봉사단체 참여와 기업들의 성금 기탁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통한 국가적인 지원 등 재정지원방안도 곧 마련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수해 복구과정은 더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상기후의 탈을 쓴 여름철 불청객인 태풍이 또 다른 시련을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태풍은 매년 평균 3.1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쳐왔고 그 세기나 진행 경로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리 대비하지 못했을 경우 피해규모가 상당한 재난이다. 10년 전 태풍 곤파스는 예측과는 다르게 빠른 속도로 강화도 남쪽에 상륙하여 수도권을 관통하면서 강한 바람으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각종 시설물 파손 및 교통체계 마비 등의 피해를 입혔다.

태풍의 경로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피해 최소화를 위한 철저한 대비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취약시설 사전점검 및 재난관리체계 가동, 재난정보 신속 전파, 긴급구조 통제단 운영과 같은 현장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태풍 대비 국민행동 요령을 숙지하여 최대한의 대비를 해야 한다.
건물 외벽의 돌출 간판, 바람에 날아갈 만한 시설물을 단단하게 고정하고, 집 주변 배수구를 점검하는 등 재난대처요령에 따라 관심을 갖고 실천해야한다.

신열우 서울소방재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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