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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SRF 발전소

구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3 17:36

수정 2020.08.13 17:42

코로나19 사태가 다양한 '나비효과'를 낳고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섬유류 폐기물이 급증한 것도 그 하나다. 이른바 '방콕'(방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1회용품 사용이 늘어난 결과다. 최근 물난리로 TV 화면에 비친 대청댐의 '쓰레기섬'이 저간의 사정을 극사실적으로 보여줬다.

물론 이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몇 년 전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을 필리핀으로 수출했다가 들통 나 국내로 반품되는 소동을 빚었다.
올 3월에도 지방 농촌마을에 쌓은 '쓰레기 산'이 미국 CNN에 방송되면서 국제적으로 망신살이 뻗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SRF(고형폐기물연료) 발전소가 속속 건설과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SRF는 일종의 재생에너지원이다. 폐비닐, 폐플라스틱 등 가연성 폐기물을 가공해 작은 막대(팰릿) 형태의 고형연료로 만든 뒤 이를 연소시켜 전기를 얻기 때문이다. 석유 부산물인 플라스틱을 매립해 토양을 영구 파괴하는 대신 이를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SRF도 발전 과정에서 또 다른 공해를 유발할 소지도 있다. 경기 김포와 경북 김천, 강원 원주 등 전국 10여곳의 SRF 발전시설이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 중단 위기를 맞고 있는 배경이다.

그러나 SRF가 국내에서 그 순기능이 과소평가받는 인상이다.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유럽·미국의 기류와 정반대다. '생태근본주의'에 가까운 일부 환경단체들이 SRF 발전 시 환경오염 가능성을 과장하는 동안 정부가 주민 설득을 게을리한 결과다. 모든 에너지원은 장단점이 있다.
SRF 발전이 어찌 보면 태양광·풍력보다 더 친환경적이다. 후자는 기상이 안 좋으면 탄소를 대량 내뿜는 백업 화력발전 가동이 필수여서다.
문재인정부가 숲을 마구 베어내는 '태양광 난개발'을 자제하고 지금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을 더 극소화하는 SRF 발전기술 고도화에 힘써야 할 듯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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