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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그린 뉴딜의 사회적 가치 승수효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7 17:10

수정 2020.08.17 17:10

[fn논단] 그린 뉴딜의 사회적 가치 승수효과
지난 8월 11일 청와대에서는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의 내용을 공개하며 우리나라가 올해 경제성장률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라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제성장률 1위라는 경제성적표에 의미를 부여하며 국민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경제역성장률(-0.8%)로 1위라는 아쉬움이나 분석 기준시점의 차이에 대한 논란을 차치하고라도 청와대 발표에서 느껴지는 고무감이 국민에게는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OECD는 한국판 뉴딜이 앞으로 한국 경제회복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려진 것처럼 한국판 뉴딜은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를 축으로 총 160조원의 투자 및 19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중 그린 뉴딜은 가장 많은 73조400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린뉴딜그룹 설립자인 콜린 하인스는 그린 뉴딜만이 저성장 덫에서 산업화한 나라를 구해줄 수 있다고 한다. OECD도 재생에너지와 친환경기술 지원 확대는 재정승수가 높아 경제회복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그린 뉴딜이 댐이나 도로에 투자한 1930년대식 뉴딜과 다른 것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란 주된 사업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직접적이고 의도적으로 창출된 공익적 결과를 의미한다. 따라서 경제적 가치처럼 사회적 가치도 구매·제조·판매라는 사업활동을 통해 창출되며, 각 활동의 승수효과도 다르게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그린 뉴딜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는 구매사회성과자산과 내부창출사회성과자산 그리고 핵심사회성과자산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구매사회성과자산'은 구매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사회적 가치로, 공공기관들이 녹색제품을 구매하면서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가 대표적이다. 한국판 뉴딜의 10대 대표과제 중 '그린 스마트스쿨'과 '그린 리모델링'이 해당하며, 총 20조7000억원이 투입돼 24만8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다만 이런 구매사회성과자산은 구매로 인해 사회적 가치 창출이 종료되므로 승수효과가 가장 낮음을 고려해야 한다.

그린 뉴딜은 제조활동 중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데, 이를 '내부창출사회성과자산'이라고 한다. 신산업 활성화 기반이 되는 '디지털 트윈'과 '스마트 그린 산단'이 해당되며, 총 5조8000억원이 투입돼 4만9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내부창출사회성과자산도 제조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효과가 끝나기 때문에 승수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구매나 제조보다 더욱 의미 있는 사회성과자산은 판매를 통해 창출되는 '핵심사회성과자산'이다. 판매를 통해 창출되는 사회적 가치는 판매 이후에도 소비 가운데 사회적 가치가 계속 창출되기 때문에 승수효과가 가장 크다.
따라서 그린 뉴딜에서도 핵심사회성과자산 비중이 클수록 사회적 가치의 높은 승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와 '그린 에너지'가 이에 해당하며 총 31조6000억원이 투입돼 23만9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코로나19에 대처한 한국의 전략이 다른 나라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듯이 한국판 그린 뉴딜도 성공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콜린 하인스의 기대가 실현될 수 있도록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의 승수효과를 고려한 재원배분 등 그린 뉴딜의 보완을 기대한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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