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소비절벽에 대비할 때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0 18:06

수정 2020.08.20 18:06

[기자수첩] 소비절벽에 대비할 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씀씀이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대형마트를 가보면 여실히 느껴진다.

지난 주말 서울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은 5월과는 사뭇 달랐다. 지하주차장에서 자리잡기부터가 한층 수월했다.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주차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개월 전 긴급재난지원금을 쓰기 위해 들렀을 때는 입구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 투덜거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마트 내부도 한산했다. 주말이면 당연하게 여겨졌던 계산대 대기줄도 없었다. 차에 짐을 싣는데 한적한 주차장이 재차 눈에 들어왔다. 항상 북적였던 이곳도 상황이 이런데 다른 곳은 어떨까. 안 봐도 훤하다. 코로나19가 다시 먹고사는 문제로 파고들었다.

마트에 사람이 적었던 또 다른 이유는 이달 말로 끝나는 긴급재난지원금이다. 농협하나로마트는 다른 대형마트와 달리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한 매장 직원은 "재난지원금을 전부 사용한 사람들이 많아 고객이 줄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퍼지고, 재난지원금도 동이 나면서 자영업자들은 다시 고통 받고 있다. 국내 자영업자의 대부분은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주요 상권의 상점에서는 사람은커녕 파리만 날리고 있다는 푸념이 이어진다. 그동안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카페 등도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매출이 반토막 난 곳이 부지기수다.

생활속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경기가 다시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도 소비절벽을 대비했다. 소비쿠폰을 지급하면서 내수 활성화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을 잡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해법은 결국 온라인이다. 그리고 진부하지만 규제 풀기다. 일례로 소규모 수제맥주 제조업체들은 온라인 판매 허용을 원하고 있다.
최근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수제맥주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소규모 제조업체들은 편의점 등의 유통망을 뚫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갑이 닫히면서 절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과감한 결단과 세심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

gmin@fnnews.com 조지민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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