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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를 창문에 붙여 전기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30 12:00

수정 2020.08.30 12:00

반투명해 창문에 붙이면 썬팅한 듯 사용 가능
앞면은 햇볕, 뒷면은 조명에 반응해 전기 생산
기본 CIGS 박막 태양전지보다 4분의 1 두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이 만든 CIGS 박막 태양전지가 반투명해 태양전지 뒤에 있는 글씨가 보인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이 만든 CIGS 박막 태양전지가 반투명해 태양전지 뒤에 있는 글씨가 보인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빌딩 외벽이나 창문에 썬팅하듯 붙여 전기를 만들 수 있는 CIGS 박막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또한 이 태양전지는 앞뒷면 모두에서 빛을 받아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이 세계 최초로 유연성과 투광성을 동시에 가지는 CIGS 박막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만든 이 태양전지는 앞뒷면 모두 이용해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광전변환효율이 13.23%다.
또한 현재 시용되고 있는 CIGS 박막 태양전지에 비해 두께가 4분의 1 정도로 얇게 만들었다.

연구진은 향후 외벽이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이나 주택의 창문에 이 CIGS 태양전지를 설치해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햇볕이 이 태양전지를 통과해 건물 내부로 들어와 깜깜한 실내가 아닌 채광이 되기 때문이다.

태양광연구단 윤재호 단장은 30일 "이번에 개발한 CIGS 태양전지는 기존 제품 광전변환효율 20%에 비해 낮지만 빛을 투과해 창호를 대체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13%대 수치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CIGS 박막 태양전지를 잘 휘어지면서도 투명성을 높이기위해 기존보다 훨씬 얇게 만들었다. 기존 CIGS 박막 태양전지 2㎛(마이크로미터, 0.002㎜)보다 4분의 1 두께로 만든 것이다.

또 연구진은 CIGS 박막 태양전지를 만드는 단계를 간소화했다. 기존 공정은 태양전지의 막을 3단계로 나눠 입혔지만 연구진은 롤투롤 기술을 적용해 제작방법을 단순하게 했다. 향후 이 태양전지를 상용화했을때 생산성 향상을 고려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물리화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최근 게재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이 만든 CIGS 박막 태양전지의 연구결과가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이 만든 CIGS 박막 태양전지의 연구결과가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한편, CIGS 박막 태양전지는 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 4원소로 이뤄진 화합물을 유리나 플라스틱 기판에 붙여 사용하는 태양전지다.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적은 소재 사용과 간소한 제작 과정만으로 고효율 태양전지를 제조할 수 있다. 또 다른 유기계 차세대 태양전지와 달리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내구성도 높다.

CIGS 박막 태양전지는 세계 시장의 5%내외로, 실리콘 태양전지가 세계 95%를 장악하고 있다.
이유는 실리콘 태양광 모듈의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설치공간이 한정적이어서 주로 발전소 차원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최근 CIGS 박막 태양전지의 기술 개발 방향은 실리콘 태양전지에 밀리자 건축물 일체형 또는 건축물 부착형으로 대표되는 도심형 다기능의 친환경 에너지원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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