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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 ‘반도체 R&D 플랫폼’ 만든다…전세계 기업에 개방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9 17:31

수정 2020.09.09 19:44

C&C·하이닉스 주도 ‘JD플랫폼’
민간기업 최초로 내년께 공개
美 정부·기업 영향력서 탈피
(SK하이닉스 뉴스룸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SK하이닉스 뉴스룸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단독] SK ‘반도체 R&D 플랫폼’ 만든다…전세계 기업에 개방
SK가 민간기업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한 오픈 플랫폼을 구축한다.

전 세계 모든 반도체 관련 회사가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플랫폼을 통해 공정 미세화에 따른 기술한계를 극복하고 뒤처진 소재·장비업체의 기술역량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현재 SK C&C와 SK하이닉스 주도로 반도체 R&D 상생 플랫폼을 구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4월부터 두 계열사가 공동 착수했다. R&D 플랫폼의 이름은 'JD 플랫폼'이다. JD는 'Joint Development'의 약자로 공동개발 플랫폼이란 뜻을 담고 있다.


JD플랫폼은 말 그대로 회사 간 공동으로 자유로운 개발이 가능하게끔 하는 일종의 'R&D 마당'이다.

반도체 미세공정이 최근 한자릿수 나노 단위까지 내려오면서 대부분의 회사가 자체 역량만으론 기술장벽에 부딪힌 상황이다.

특히 후방산업인 소재와 장비 업체는 R&D 투자와 인력 부족 등으로 소자 업체의 개발 사이클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SK는 이 같은 문제를 JD플랫폼이라는 획기적인 비즈니스모델(BM)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SK의 상생 R&D 플랫폼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수년간 그룹의 경영철학인 '딥체인지'(근본적 혁신)와 사회적가치(SV)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민해왔다.

기존에는 미국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이 공동투자하는 반도체연구협회(SRC)에서 비슷한 창구 역할을 해왔다.

미국 반도체 업계는 매년 SRC에 1000억원 이상의 R&D 자금을 공동출자하고, 원천기술 및 기초 반도체기술을 키워왔다. SRC에는 인텔, 퀄컴, IBM, ARM, 마이크론 같은 미국 회사는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17개 글로벌 회원사가 있고 76개 미국 대학을 포함한 104개 대학교의 R&D를 지원한다.

하지만 이 협회는 미국 중심적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주도에다 인텔이 SRC에 가장 많은 출자금을 내는 만큼 미국 중심으로 협회가 돌아간다"며 "미국은 이런 기초 반도체기술을 발판 삼아 70년이 넘도록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았다"고 말했다.

SRC의 공동연구는 광범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에 초점이 맞춰진다. 당장 참여사의 사업에 써먹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JD플랫폼의 탄생 배경이기도 하다. 아직 개발 초기단계인 만큼 풀어야 될 숙제도 많다.
각사의 데이터 자산을 플랫폼에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보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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