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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젊어도 비만은 치명적…정상체중 대비 입원확률 114% 높아

뉴스1

입력 2020.09.10 07:00

수정 2020.09.10 08:38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이가 젊어도 비만이나 과체중인 경우 정상체중 사람들보다 훨씬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해외 유명 학술지인 사이언스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젊은 사람들도 비만인 경우 코로나19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며 몇 가지 최근 연구 결과들을 소개했다.

먼저 지난 8월 26일 해외 학술지 '비만리뷰(Obesity Review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들이 정상 체중 사람들보다 코로나19 감염 시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113% 더 높았으며 중환자실에 입원할 확률은 74%, 그리고 사망 확률은 48% 더 높았다.

비만은 면역력 저하, 만성염증 및 혈액이 응고되기 쉬운데 이는 모두 코로나19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또한 비만 환자들은 사회적인 낙인효과로 치료를 피하는 경향이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최근에야 젊은 코로나19 환자들에게도 비만이 위험한 것을 깨달았다"며 "성인 인구의 40%가 비만인 점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심각한 원인 중 한 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만 코로나19 환자 면역반응 약해…백신 나와도 효과 떨어질 수 있어

또한 비만일 경우 주요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 생성에도 영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쥐실험 결과 비만인 생쥐와 정상 체중의 생쥐를 비교한 결과 비만 생쥐에서 바이러스를 기억하고 공격할 T세포가 정상체중 생쥐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독감 예방 접종을 맞은 비만 환자들은 예방접종을 맞은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들보다 감염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은 비만환자에도 덜 효과적일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비만 환자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툴레인대학교에서 입원 중인 코로나19 환자 28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을 경우 중환자실 입원, 인공호흡기 치료 및 사망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인 사람들은 정상 체중 사람들보다 중증 코로나19로 발전할 수 있는 요소인 심장병, 폐질환 및 당뇨 등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또한 지방 수치와 혈당 수치가 높은 것은 건강에도 좋지 않고 높은 혈압은 대사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비만관련 합병증 외에 비만 자체도 위험…비만 전 과체중 단계도 위험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외에 비만 자체로도 코로나19의 위험요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나왔다. 체질량지수(BMI)도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다.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이 지난달 공개한 사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1만7000명 중 77%가 비만(48%) 또는 과체중(29%)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넨텍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기준에 따라 과체중은 BMI 기준 25~29.9, 비만은 BMI 30 이상으로 정의했다.

지난달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된 영국 런던대학교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환자들은 복부의 지방이 횡격막을 밀어 흉강 아래 있는 근육이 폐에 닿아 공기 흐름을 방해한다. 만약 비만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더 악화될 수 있다.

미국 페어필드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 환자들의 지방세포는 비장, 골수, 흉선 등 면역세포가 생성되고 저장되는 기관에 침투해 면역체계가 병원체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거나 백신에 반응하는 효과를 떨어트린다고 언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뿐 아니라 과체중 단계에 있는 사람들도 위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은 고도비만 환자 그룹에서 가장 높았으나 과체중 집단에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비만 환자들 사회적 낙인으로 치료에서 소외…임상시험에 BMI 높은 환자들 추가해야

비만 코로나19 환자들이 마주하는 또 다른 위험은 바로 심리적인 부담이다. 비만에 대한 낙인으로 치료를 늦춰 중증도 또는 사망 위험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파티마 스탠퍼드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체중으로 인한 낙인을 경험한 환자들은 의료 환경에서 환영받지 못해 치료나 후속 조치를 받을 확률이 줄어든다"며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흔한 두 가지 형태의 오명은 체중이나 인종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캇 칸 미국 국립체중및건강센터(National Center for Weight and Wellness) 센터장은 "비만인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결과가 부족하다"며 "비만 환자들에게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는 '렘데시비르'나 '덱사메타손' 등의 치료법을 어느 정도 조정해야 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임상시험에서 비만환자들이 제외되고 있기때문"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에 BMI 지수가 높은 사람들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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