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면역항암 주의환자 혈액검사로 구분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3 12:21

수정 2020.09.13 12:21

혈액. 게티이미지 제공
혈액.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혈액검사만으로도 간암 치료때 면역항암제 사용을 주의해야 할 환자를 구분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차의과학대 전홍재, 김찬 교수 연구팀이 간암 면역항암치료 후 암이 급속도로 악화될 가능성을 미리 알 수있는 지표를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혈액검사에서 호중구와 림프구의 비율(NLR)이 높을수록 면역항암치료때 암 급성진행 확률이 급증했다. 즉 NLR이 2미만인 환자는 급성진행률이 0%인 반면, NLR이 6보다 클 경우 급성진행률은 46%에 육박했다.

면역항암치료는 인체가 가진 면역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와 싸우게 하는 치료법이다. 10여년 전부터 도입됐지만 일부 암의 급성진행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게 문제였다.


연구진은 국내 암사망률 2위이면서 세계적으로 면역항암치료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간암에 주목했다.

연구진이 국내 간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189명 중 24명, 약 10명 중 1명꼴인 12.6%가 급성진행 현상이 나타났다. 또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에서만 급성진행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급성진행 환자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 전후 암성장율과 암성장 활동이 모두 4배 이상 증가했다. 면역항암치료 시작일부터 사망까지 기간이 평균 59일에 불과했다.

진행성 간암에서 면역항암치료를 진행할 경우 10명 중 1명의 비율로 암의 성장속도가 치료 이전에 비해 4배 이상 빨라지는 급성진행 현상이 발생한다. 이들 환자들은 암의 빠른 진행으로 인해 후속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정도로 나쁜 예후를 가지게 된다. 특히 이러한 급성진행은 호중구-림프구 비율이 높은 간암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의과학대 전홍재 교수 제공
진행성 간암에서 면역항암치료를 진행할 경우 10명 중 1명의 비율로 암의 성장속도가 치료 이전에 비해 4배 이상 빨라지는 급성진행 현상이 발생한다. 이들 환자들은 암의 빠른 진행으로 인해 후속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정도로 나쁜 예후를 가지게 된다. 특히 이러한 급성진행은 호중구-림프구 비율이 높은 간암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의과학대 전홍재 교수 제공
이번 연구를 통해 일반혈액 검사로 급성진행 현상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특징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간암 면역항암치료의 최적화를 위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홍재 교수는 "급성진행 환자들의 혈액을 보다 정밀하게 프로파일링하고 면역항암제 치료 내성과 관련된 인자를 밝혀내기 위해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연구팀과 함께 진행해 얻어냈으며 유럽간학회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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