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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 3대 결함 극복하면 전통 금융시장 대체할 것"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4 17:29

수정 2020.09.14 18:20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
속도·유동성·보안 '3低'에도
"충분히 개선 가능… 잠재력 커"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DeFi) 산업에 대한 '거품'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디파이가 개선점들을 극복하면 전통금융 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

"디파이 개선점 분명히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크립토닷컴과 공동으로 발간한 'DeFi의 급부상: 금융 서비스의 기회와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현재 디파이에 결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으며, 전통 금융산업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디파이 데이터 제공 플랫폼 디파이펄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디파이에 예치된 금융자산의 가치는 6억8000만달러(약 8050억원)로, 디파이 초기인 2017년 말 4500만달러(약 533억원)보다 무려 1500%나 상승했다. 디파이 시장의 급상승은 기존 금융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이자농사'라는 기형적인 수익모델을 만들면서 거품론을 낳기도 했다.

보고서는 디파이가 △느린 속도 △낮은 유동성 △보안 우려 등을 극복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비자카드가 초당 2만4000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반면 디파이에 주로 쓰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초당 15건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다.
높은 수수료도 문제다. 시장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 12일 수수료는 4배까지 올랐다. 이체 같은 일반적인 거래는 1달러(약 1200원)를, 보다 복잡한 거래에는 10달러(약 1만2000원)까지 수수료를 내야했다.

디파이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중이 작은 것도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또 해킹 등 보안사고가 잦아 보안에 취약할 것이라는 인식도 디파이 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향후 전통 금융 대체 가능"


그러나 디파이 산업이 지적된 개선점을 보완하면 향후 전통금융 시장의 한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중개인 없이 많은 기능을 자동화해 비용을 낮추고, 보안 위험성을 줄이면서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금융 서비스에 접근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디파이 대출의 경우 신용조회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 조건만 충족하면 즉각적으로 이뤄진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 간에 중개인도 없어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더 많은 이자를 챙길 수도 있다.


네트워크에 참여한 수많은 노드가 다양한 참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의 주주들이 행사할 수 있는 의사표시가 제한적인 반면 디파이 토큰 보유자들은 일상적인 운영에 관한 것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디파이 산업은 적금, 결제 등 금융 서비스를 누구나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금융투자사, 은행, 가상자산 업계가 협력을 시작해 차세대 금융 솔루션을 구축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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