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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日 스가 내각 출범, 한일관계 구동존이로 풀길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6일 중의원에서 새 총리로 정식 선출된다. 그는 14일 아베 신조 총리의 후임으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승했다. 한·일 관계는 2012년 12월 아베 총리의 취임 이후 악화일로다. 우리는 스가 내각의 공식 발족을 계기로 꽉 막힌 양국 관계에 새로운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한다.

물론 낙관만 하기에는 당면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스가는 일본 정계에서 드물게 집안·학벌·파벌 없는 '3무(無) 정치인'으로 통한다.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를 만류하는 등 실용적 면모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아베 정권 출범 이후 7년8개월 동안 관방장관을 맡은 '아베의 복심'이다. 자민당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의 지지로 총재 선거에서 압승한 이후에도 "아베 정책 계승"을 공언할 정도다. 전임 아베 정권의 대한국 강경노선 기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현재 한·일 관계는 살얼음판이다. 가뜩이나 양국 관계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맞물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최악의 상태에 빠졌다. 만일 한국이 압류 중인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절차를 시작하고 일본이 맞보복을 강행한다면 양국 관계는 파국적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어찌 보면 스가 시대의 개막은 양국이 구원에만 얽매이는 바람에 빠져들 최악의 수렁에서 벗어날 호기인 셈이다.

역설적으로 양국 관계가 바닥을 쳤다면 마음먹기에 따라 개선의 여지도 그만큼 많을 것이다. 지금 양국 사이에는 협력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이 등을 돌리고 있으면 피차 손해다. 벽에 부딪힌 북핵 문제 해결과 일본이 도쿄올림픽까지 내년으로 미루도록 한 코로나19 대응 등도 마찬가지다. 하나같이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로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러려면 양측이 혐한 정서나 반일 감정을 국내정치에 동원하는 일부터 삼가야 한다. 이를 대전제로 양국이 건설적 대화로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 스가 새 총리 스스로 '새 술은 새 부대'라는 미래지향적 자세로 난마처럼 얽힌 한·일 관계의 매듭을 푸는 데 적극성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