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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탄력근로제 입법, 미룰 이유 없다

중기 현장 어려움 호소
이낙연 연내 처리 약속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첫 경제 행보로 14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만났다. 이 대표는 중기 대표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주52시간 근로제 보완입법 연내 처리를 약속했다. 올 연말이면 300인 미만 사업장에 부여한 주52시간 근무제 계도기간이 끝난다. 이에 대비해 기업인들이 요구해온 탄력근로제, 선택근로제 개선사항을 반드시 법제화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답변이었다.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 등 주52시간 근로 보완조치는 지금 당장 시행해도 늦은 감이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최장 3개월 내 탄력적으로 평균 근로시간을 주52시간으로 맞출 수 있도록 했으나 기업 입장에선 단위기간이 너무 짧다는 게 문제다. 주52시간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탄력근로가 1년, 최소 6개월은 돼야 그나마 버틸 수 있다는 주장은 이미 마르고 닳도록 나왔다.

현장 사정이 반영되지 않은 지금 같은 획일적인 주52시간 근무체제는 불필요한 인건비 상승, 일자리 증발 요인이다.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바다. 더군다나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는 지난 2018년 이미 여야정 합의가 끝난 사안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공감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개선안은 노사합의를 거쳐 국회까지 갔으나 민주노총의 강력 저지에 결국 빛을 못 봤다.

우리나라는 해외기관 조사 때마다 노동유연성 세계 최하위 국가로 꼽힌다. 전투적인 노조, 경직된 노동시장이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지적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런데도 시장은 갈수록 유연성이 없어지고, 노조 투쟁은 더 강경해진다. 지금도 민주노총은 해고금지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기자들을 만나 우리 정부가 가장 우선해야 할 일로 노동개혁을 꼽았다. 과감히 시장을 바꿔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비상시국에서 우리 경제는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그래도 우리가 가장 낫다는 생각이라면 안이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미국은 화웨이 제재를 전면 확대하는 등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노골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글로벌 시장은 무한경쟁 전쟁터다. 우리 산업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 대표가 약속한 탄력근로 법제화 등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하는 조치다. 그걸로 끝나서도 안될 것이다. 세계 추세에 맞는 노동시장 개혁도 이미 시급한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