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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긴급'하지 않은 긴급재난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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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6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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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긴급'하지 않은 긴급재난지원금
"2학기 방과후도 없는 거죠 뭐. 진작부터 식당 일 같은 거 찾아보고 있는데 당장 생활비가 '0'이에요. 지난달 아파트 관리비는 지인에게 빌릴 수밖에 없었어요."

경기도 내 학교에서 음악강사를 하는 방과후교사 A씨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남편이 벌어오는 수입으로 공과금과 대출이자 등을 내고 생활비는 주로 A씨의 방과후교사 수입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과후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남편의 수입에서 생활비까지 써야 했다. 한 학기만 버티면 될 줄 알았지만, 기간은 자꾸 연장됐다. 다른 직업을 알아보러 다니느라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도 기간을 놓쳐 신청하지 못했다. A씨는 본인을 '사실상 백수'라고 표현했다.

정부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며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추석 전 지급하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대부분 10월 신청, 11월부터 지급되는 모양새다. 추석이 2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아직 추경안 처리도 안된 상황이라 A씨 같은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긴급'이 의미가 없는 실정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일수록 긴급의 의미는 멀어진다. 특고나 프리랜서에게 주어지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뿐 아니라 소득이 없는 청년에게 주는 특별구직지원금도 11월까지 지급될 전망이다. 실질 위기가구에 주어지는 긴급 생계지원비는 12월까지 지급이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는 '선별'하려다 보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시간은 많았다. 1차 재난지원금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소득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미리미리 준비해야 했다는 이야기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을 비롯한 전문가들도 "국세청 홈택스를 활용해 자영업자, 근로자 소득 파악체계 시스템 구축을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시작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일정은 지금으로선 최선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 사회안전망 강화와 관련해서 소득 파악이 중요한 만큼 언젠가는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지난 6개월 이상 수입이 없었던 A씨에게 2개월은 너무나도 길다. A씨와 같은 사람들에겐 '더 빠른 도움'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