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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벤처 잇따라 상장 준비… 신약 개발 속도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2 18:21

수정 2020.09.22 18:57

지놈앤컴퍼니, 예비심사청구
산은서 200억 규모 투자 유치
면역항암제 등 FDA 임상1상
고바이오랩, 예비심사 통과
연내 기술특례 상장 완료 계획
아토피 치료제 FDA 임상2상
마이크로바이옴 벤처 잇따라 상장 준비… 신약 개발 속도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바이오벤처들이 잇따라 코스닥 상장 준비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투자유치와 연구개발을 통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의 글로벌 임상에 속도가 붙는 등 실질적 성과 도출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진 영향이 커 보인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서식하며 인간과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미생물 집합체와 유전 정보를 뜻한다. 암, 아토피 등 각종 질환과 미생물 환경 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신약 개발이 활발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허가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마이크로바이옴 벤처, 코스닥 입성 대기


2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놈앤컴퍼니와 고바이오랩은 각각 이달 9일과 지난달 3일에 코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했다.
고바이오랩은 지난 17일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연내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놈앤컴퍼니도 연말까지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지놈앤컴퍼니와 고바이오랩은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를 통해 상장 기반 마련은 물론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이코바이옴 바이오텍 천렙도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선례가 있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고형암 치료제 CLP101에 대한 전임상(동물실험)을 마쳤다. 앞으로 호주,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 CLP102도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 12월 코넥스(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놈앤컴퍼니는 최근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00억원규모의 Pre-IPO 투자를 유치했다. 경쟁사와 차별점은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점이다. 현재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GEN-001에 대해 FDA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자폐증(ASD) 치료제 SB-121는 FDA 임상 1상 승인을 완료했다.

서영진 지놈앤컴퍼니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임상에 진입한 회사는 25건 정도다. 특히 항암제 임상은 5건 내외에 불과하다"며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은 글로벌 제약사도 초기 단계에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바이오랩은 지난해 10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총 11개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266억원 상당의 Pre-IPO 투자를 받았다. 지난 8월 FDA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건선,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KBLP-001 임상 2상 승인을 완료했다. 천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KBLP-002 호주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박철원 고바이오랩 부사장은 "고바이오랩은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중 아시아에서 최초로 임상 2상에 들어갔다. 세계적으로는 10번째 정도"라며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미생물을 직접 투여하는 방식이 많다. 체내 미생물이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낮아 FDA에서도 생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안정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내 글로벌 시장규모 8000억 육박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은 세계적인 관심사다. 글로벌리서치업체 마켓앤마켓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가 연평균 21.9% 성장해 오는 2023년에는 6억4900만 달러(한화 75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텍들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까지 10년 걸리는 만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사업 등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으로 삼아 사업 안정성을 꾀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이 경구용 치료제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아토피, 여드름 개선 화장품을 개발 중이다. 고바이오랩은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로 바이오비옴 등을 내놓고 있다. 여성청결제 '마이크로바이옴 이너워시'도 출시했다.
천랩은 개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관리하는 '헬스케어 3단계 프로그램'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신약 개발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은 새로운 트렌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 관련 연구 중 마이크로바이옴이 전체 대사나 치료에 효과에 좋다는 논문이 많이 나온다"며 "국내 기술 회사가 상장해 시장에서 치료제가 구현되면 다양한 치료 선택지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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