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가난 때문에 꿈 포기하는 청년 없도록… 나누는 삶이 내 사명" [비전을 밝히는 사람들]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2 18:40

수정 2020.09.23 13:41

월드비전 통해 청소년 후원하는 씨티에스 이대준  대표
어린시절 가난 상처로 기억
봉사하겠단 마음 항상 지녀
후원금 1억으로 7명 지원
"개천서 용나기 어려운 시대
자포자기하는 상황 안타까워
금전은 나눠도 곧 원상회복
결국 그게 남는 것이더라"
이대준 씨티에스 대표는 월드비전과 손잡고 청소년 지원 활동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이대준 씨티에스 대표는 월드비전과 손잡고 청소년 지원 활동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대구=조용철 기자】 "금전을 포함한 모든 물질이라는 것은 원래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나한테 잠시 기회를 준 것이죠. 내면적으로는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봉사활동을 했는지, 내 자신을 위해 했는지 항상 반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평소 청소년 지원활동에 관심을 가져온 이대준 씨티에스 대표는 봉사활동을 하게 된 데 뚜렷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대표는 "가난으로 인해 나 자신도 어렵게 자랐다.
돈이 없으면 배울 기회도 적고 성공할 기회도 적다"며 "어릴 때 이 같은 상처가 있어서 나도 크면 봉사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 어느 정도 여건이 성숙해지면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월드비전에 후원하기 전 3~4곳의 비정부기구(NGO) 단체를 찾아가 청소년 후원 상담을 하던 중 지인을 통해 월드비전의 '꿈날개클럽'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다고 판단돼 곧바로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청소년들을 5년간 후원하는 이 대표는 "내가 쓰고자 하는 물질을 청소년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지원"


월드비전의 꿈날개클럽은 다양한 꿈과 재능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자신이 처한 경제적 상황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지하고 격려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이 능동적이고 주도적 실천과 지속적인 자기개발을 통해 자신감이 향상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만들고 청소년이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주변 지지체계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대표의 후원금 1억원은 현재 총 7명의 청소년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 조폐공사 직원, 파티셰, 신경인지심리학자, 아이스하키 선수, 영상편집자, 생명공학자, 경찰공무원 등 지원받는 청소년들의 꿈도 다양하다.

지원받는 청소년 가운데 신경인지심리학자가 꿈이라고 밝힌 고3 수험생 이모군은 "후원자님 덕분에 학원비 걱정 없이 열심히 공부하며 수능을 준비하고 있어요. 정말 늘 감사드려요. 이제 입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남은 기간 더 열심히 준비해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신경인지심리학자가 되고 싶어요"라는 내용의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건식 초음파 발생기술을 개발한 씨티에스는 마스크에 들어가는 멜트블론 필터를 생산하기도 한다. 이대준 씨티에스 대표가 보유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건식 초음파 발생기술을 개발한 씨티에스는 마스크에 들어가는 멜트블론 필터를 생산하기도 한다. 이대준 씨티에스 대표가 보유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건식 초음파 발생기술을 개발·보유하고 있는 씨티에스는 이 기술을 응용해 국내 세정기 시장을 선도했으며 세계 시장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끊임없는 연구개발(R&D)과 기술혁신,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확보했다. 공기를 초음파 공기로 변환하는 '초음파 에어 발진 시스템'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미세 이물질 제거 공정에 획기적인 비접촉 세정장비를 내놨다. 또 세계 최초로 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정 관련 10세대 이상 제품에 대응하는 건식 세정기를 개발하는 등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엔 마스크 제조장비와 마스크필터 제조장비를 생산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대표는 "마스크에 들어가는 멜트블론 필터를 제조하는 노즐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동안 독일과 일본밖에 생산해내지 못했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기회 얻지 못하는 청소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


앞으로도 이 대표는 꾸준히 청소년 후원활동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금은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아니다. 부모로부터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한 청소년들이 이 같은 불평등으로 인해 자포자기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안타깝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을 지켜보면서 능력 있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며 "월드비전의 꿈날개클럽을 통해 앞으로 이들이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부모로부터 기회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금전이라는 물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포자기하는 심정을 극복할 수 있도록 사고와 의식을 조금씩 깨뜨려 주는 것이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21년 하반기에 씨티에스를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코스닥에 상장되면 2022년 상반기 즈음에 청소년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다"며 "계획상으로는 100억원 정도 출연하면 매년 5억원 정도의 수익창출이 가능하고, 이를 활용하면 100명의 청소년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 장학재단을 운영하면서 월드비전 등 NGO 업체의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이 많으니까 그중 좋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진짜 필요한 청소년들한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면 기관이 어떤 곳이어도 상관없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10달란트 우화'의 성경 말씀을 인용하면서 "후원을 많이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원상회복이 된다.
그게 결국에는 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후원문의 : 02-2078-7238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