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비대면 공연, 위기를 기회로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2 18:44

수정 2020.09.22 18:44

[특별기고] 비대면 공연, 위기를 기회로
코로나19는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일상을 바꿔놓았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됐고, 손소독제 사용과 체온측정, QR코드로 음식점 출입 기록을 남기는 것도 낯설지 않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영화나 공연을 보는 문화생활도 공연장을 찾아가서 직접 즐기는 것에서 휴대폰이나 PC를 통해 온라인으로 즐기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공연은 현장에서 함께 동화하며 즐기는 대표적인 문화생활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분야 중 하나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준비 중이던 공연이 연기되기도 하고, 전국의 여러 페스티벌이 취소되기도 했다.
직접 공연을 하는 아티스트도 어려움을 겪었겠지만, 공연과 연계돼 있는 여러 업종의 종사자들이 겪은 타격도 그에 못지않다. 대규모이든 소규모이든 오프라인으로 공연을 열 수 없는 상황, 사람들이 모여서 열광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제 공연은 온라인으로 숨통을 찾고 있다. 언택트(untact) 공연, 즉 비대면 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온라인 공연은 팬층이 매우 두터운 아티스트가 아니면 좀처럼 시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 공연이라고 해서 공연을 준비하고 개최하는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공연도 기존 공연과 동일하게 장비가 투여되고, 행사장을 대관해야 한다. 똑같이 공연하고, 화면에 담지만 관객이 없을 뿐이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공연처럼 높은 입장료를 받을 수도 없다. 관객이 온라인으로 콘서트를 즐기는 것은 아직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의 한계점은 오프라인 공연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이달 초 정부가 290억원을 들여 온라인 K팝 공연장을 만든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비용으로 보면 K팝 온라인 공연을 위한 전문 공연장을 건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중소형 공연장 일부를 리모델링해 온라인 공연에 적합하게 만드는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접한 후 이 공연장이 실제 음악산업 종사자에게 도움이 될까 궁금해졌다. 매년 1~2회 이상 전국투어 규모의 공연을 개최하는 제작사에 의견을 물었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공연에서 대관은 가장 큰 이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된다. 오프라인 공연이 국내(지역)로 한정되는 것에 반해 온라인 공연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도 가능하니, 티켓 가격이 낮더라도 시도해볼 의미가 있다."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공연장이 지원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코로나19 국면이 해소돼 오프라인 공연을 다시 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공연을 위한 공연장은 필요하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기존 대면 공연의 강점과 장점에 얽매여 놓아주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PC용 게임이 복제라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모바일 게임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은 것처럼, 오프라인으로만 듣던 음반을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향유하는 것이 우리 생활을 더욱 풍족하게 만든 것처럼,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강점과 장점을 찾아내고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태영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업국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