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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뒤 완전자율주행차?..."전형적 일론 머스크식 마케팅"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3 16:51

수정 2020.09.23 16:51

전문가들 "레벨 3.5 수준에 그칠 것"
완전자율주행 시작은 레벨4부터
"완전자율주행인데 베타버전은 모순"
특정조건서 자율주행 연출 가능성도
[파이낸셜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한달 뒤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차에 대한 베타서비스를 공개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전기차 배터리 신기술 대신 한 단계 진화된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며 주목을 받았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이 허위·과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 단숨에 완전자율주행인 레벨4 이상으로 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3일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나라별로 도로표지판이나 교통상황 등이 다른데 일론 머스크는 모든 나라에서 완전자율주행 적용이 가능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면서 "한달 뒤 내놓은 차량도 특정 조건이나 지역에서 완전자율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보여왔던 것처럼 시장의 주목을 받기 위한 마케팅용 발언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워싱턴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워싱턴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자동차업계에선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을 레벨 2와 레벨3 사이의 레벨 2.5단계 수준으로 보고 있다.


레벨2는 모든 운전상황을 운전자가 항상 모니터링하며 주행 조건이 자율주행 단계를 초과할 경우 즉각 드라이빙 임무를 맡게 되는 단계다. 아직은 완전자율주행이라고 보기 힘들지만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완전자율주행(FSD) 등의 단어를 사용해 허위·과장광고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 교수는 "다음달에 선보인다는 기술은 레벨3 또는 최대로 봐도 3.5단계 정도일 것"이라며 "완전자율주행의 시작으로 평가되는 레벨4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자율주행 레벨3는 시스템이 개입을 요구할 시에만 운전에 개입하고 그전까지 운전자는 자율주행 상황을 모니터링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다. 레벨4는 거의 모든 구간을 차량이 전적으로 담당하는 수준이다.

'완전자율주행 베타서비스'라는 발언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오토파일럿이 자율주행 레벨 2.5 수준인데 이번에 새롭게 나온다고 해도 레벨3 정도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완전한 자율주행인데 베타버전이라는 말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운전보조기능 수준인 오토파일럿을 또다시 과장해서 광고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기술적으로 최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내놨다.
김 교수는 "오토파일럿은 라이더센서를 쓰는 대신 카메라 8대와 중저가 센서를 조합해서 만들어졌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기 어렵고 오히려 미국 전기차 '루시드 에어'의 기능이 더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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