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스가, 中보다 韓 우선 순위 둔 이유는?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3 15:03

수정 2020.09.23 15:03

- 미일 동맹 강조한 아베 정권 계승...中에 적대적 호주와도 통화
[도쿄=AP/뉴시스]지난 16일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 관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0.09.17. /사진=뉴시스
[도쿄=AP/뉴시스]지난 16일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 관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0.09.17.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오는 24일 첫 전화회담을 조율 중이라는 보도가 23일 나오면서 중국과 일본의 관계도 주목되고 있다. 현재 알려진 계획대로라면 스가 총리는 문 대통령 다음 날인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회담을 가지게 된다.

교도통신 등은 일본 매체는 자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 “스가 총리가 25일 시 주석과 전화회담을 갖는 쪽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면서 “양국 정상은 관계 발전을 위한 고위급 대화를 촉진한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시 주석의 국빈방일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이 이처럼 중국보다 한국과 먼저 전화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미일, 미중 관계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미중 양국 중심의 신냉전 구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때부터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반면 중국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일본 내에서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는 시 주석의 방일 문제도 아베 전 총리 집권 후반기에 형성됐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정권의 계승을 내세우며 출범했다.

스가 총리는 또 ‘하나의 중국’을 거부하는 대만과 우호를 과시하는 기시 노부오를 신임 방위상에 앉혀 중국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 대만과 어떤 형식의 공식적 왕래도 하지 말 것을 희망한다”고 곧바로 경고했을 정도다.

스가 총리가 처음 통화한 국가 정상 역시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미중갈등의 한 축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다. 일본 매체는 양국 정상이 통화에서 미일 동맹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미국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도 이미 통화했다. 그러나 중국은 호주와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호주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배제 △코로나19 발원지 국제 조사 요구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 반대 공동성명 △미군의 남중국해 군사훈련 참여 등을 진행하고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 수입 금지, 호주산 보리 고율 관세 부과, 호주 관광 자제, 호주산 와인 반덤핑 조사 등 경제 분야로 보복하는 중이다.

일본과 중국은 아울러 남·동중국해를 놓고 분쟁을 겪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 말을 빌려 “미국 국방장관과 일본 방위상이 남중국해 등에서 활동을 확대하는 중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29일 괌에서 회동키로 했다”고 전했다.
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지난 18일 동중국해 및 난세이 제도 주변 상공에서 전투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합동훈련을 벌여 중국의 반발을 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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