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fn이슈추적]당장 해수유통vs지켜본 뒤 해도 늦지 않아 “여러분은”

김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6 09:39

수정 2020.09.26 09:49

바다호수도 아니고 민물호수도 아닌
개발로 인해 호수만 깊어져 산소부족
29년 묵은 ‘새만금호’ 수질개선 논란
새만금호, 바다로 흘러갈 수 있을까
네델란드, 일본 등 해수유통으로 돌아서 
전북도 물 가둬두면서 수질 개선하면 돼
환경단체는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어민들이 해수유통을 촉구하고 나선 데다 환경부의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 개선 종합대책’ 평가 용역 결과 발표가 임박해 향후 수질대책에 큰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환경단체는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어민들이 해수유통을 촉구하고 나선 데다 환경부의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 개선 종합대책’ 평가 용역 결과 발표가 임박해 향후 수질대책에 큰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파이낸셜뉴스 군산부안김제=김도우 기자】1991년 시작돼 29년째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전북 서해안 새만금 간척사업.

내부 호수 수질 개선을 위해 4조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여전히 바닷물을 일부 유통하고 있지만 수질은 ‘5급수’의 수준이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공동 단장은 “새만금 방조제 안쪽의 수질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염분으로 인한 성층화 현상 때문인데, 염분 농도에 따라 물의 밀도가 달라 물이 섞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수 유통이 충분하지 않아 바다 호수도 아니고 민물 호수도 아닌 상태가 유지되면서 성층화 현상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오 단장은 “개발 사업에 필요한 매립토를 확보하기 위해 호수 내부를 준설하면서, 호수가 깊어지고 산소가 부족한 영역을 점점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도는 “아직 38%에 불과한 새만금 내부 개발에 속도를 내고 개발 후 이 일대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물을 가둬두면서 수질을 개선하면 된다”고 맞서면서 지루한 공방은 29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논란과 공방 가운데 지난 9월21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새만금호 수질 개선을 위한 해수 유통을 촉구하고 나섰다.

새만금 지역구인 신영대(군산)·이원택(김제·부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새만금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해수 유통 외에 근본적 대안이 없다”면서 해수 유통 필요성을 역설하며 환경단체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네델란드 델타지구는 지난 1953년부터 대홍수가 발생해 주변이 침수되고 인명피해도 발생해 하구를 모두 막았다. 그런데 지금은 해유유통을 한다. 1965년에 막은 그레벨링겐도 해수유통에서 답을 찾았다.

하링블리트는 지난 2018년 11월 15일 해수유통으로 바꿨다.

마에스란트 운하도 지금은 전면 해수유통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환경단체 설명이다.

인근 일본 이사하야만도 새만금보다 먼저 하구를 막았다. 그런데 어민들이 수질오염, 산란지 파괴, 양식장 피해를 호소하며 소송을 걸었다. 승소했다.

시화호도 그렇다. 1996년 담수화 했다가 물이 너무 썩어 해수유통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수질이 좋아졌다는 보고가 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새만금호의 용존산소량을 확인하기 위해 채니기를 통해 선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새만금호의 용존산소량을 확인하기 위해 채니기를 통해 선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의도의 140배에 달하는 새만금호(湖)는 새만금 상류인 만경강·동진강에서 내려온 물을 가둔 담수호다.

호수 면적은 외곽을 둘러싸며 바다와 경계를 이루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34㎞)를 포함하지 않더라도 1만ha에 육박한다. 평균 수심은 5.5m, 담수량은 5억3,500만t으로 설계됐다.

애초 새만금 사업이 농지확보를 통한 식량 증산 목적으로 시작된 만큼 새만금호는 수자원을 확보하고 홍수 때마다 바닷물 역류에 따른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의 상습 침수피해(1만2,000㏊)를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조성됐다.

지금은 그 많은 담수량의 극히 일부만 방조제 시설인 신시·가력 배수갑문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다 보니 물의 체류 시간이 수개월이다.

물이 고여 수질이 4∼5등급으로 나빠지고 내부 생태계도 망가지고 있다.

오창환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전북도는 ‘새만금호 해수유통은 아직 시기상조다’ ‘담수화를 5년만 더 해 보자’라고 말하고 있다.
”며 “20년 동안 4조 원 투입했는데 5년이면 된다는 것은 무책임한 말이다”고 말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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