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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BTS로 바꾸는 산업의 미래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7 18:10

수정 2020.09.27 18:10

[차관칼럼] BTS로 바꾸는 산업의 미래
방탄소년단(BTS)이 K팝의 새 역사를 썼다.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2주 연속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한류가 보란 듯 세계 주류로 우뚝 선 순간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빌보드 1위의 경제적 효과가 최소 1조7000억원이라고 내다봤다. 문화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국가 이미지 상승효과까지 고려하면 향후 10년간 약 56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어떻게 BTS가 전대미문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을까. 언론과 전문가 분석을 종합해보면 그 핵심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혁신적 소통전략을 택한 데 있다. 이들은 방송사 위주 홍보에서 벗어나 디지털 시대에 맞게 뉴 미디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1020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열성 팬들은 스스로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면서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장시켰다.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BTS는 아이돌을 뛰어넘어 혁신의 아이콘이라 할 만하다.

산업 대전환기에 직면한 우리 기업에도 차별화된 혁신전략이 절실하다. 현장에서 기업인들을 만나면 급격한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서 생존하기도 벅찬데,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존 사업전략만으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 막막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확산이 불러온 비대면 수요 급증과 디지털경제 가속화 등 변화의 급물살이 기업에는 큰 위협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BTS가 차별화된 전략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했듯이 기업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혁신적 사업재편 전략(B.T.S.:Business Transformation Strategy)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길 때다.

지난 2016년 도입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은 바로 변화에 도전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다. 사업재편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승인기업에 연구개발(R&D)·금융·세제 등을 지원한다. 2019년에는 법을 개정해 과잉공급 업종 이외에도 신산업 진출 기업으로 대상이 확대돼 더 많은 기업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9월 23일에는 선제적 사업재편 활성화 대책을 수립·발표했다. 이번 27차 사업재편위원회에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진출하는 대·중견·중소기업 6개가 함께 승인을 받았다. 이와 함께 기업의 성공적 사업재편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계획수립 컨설팅, 승인 이후 애로해소 및 사업화 등 전 과정 지원을 강화하고 전용 R&D를 신설하는 등 인센티브도 보강하기로 했다.

최근 정부는 선도형 경제로 대전환을 위한 '한국판 뉴딜'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10대 과제를 중심으로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입해 약 1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선도형 경제는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렵다. 기업들이 저마다 필살기를 담은 사업재편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함으로써 산업생태계 곳곳에 변화의 움직임이 확산돼야 국가적 대전환이 가능하다. 선제적 사업재편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뱀은 탈피(脫皮)하지 못하면 죽는다"고 했다. 지금, 우리 기업들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고 혁신적 전략을 세워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긴다면 누구나 미래 강자로 도약할 수 있다.
우리의 기업과 산업이 사업재편 전략(B.T.S.)에 도전해 세계시장의 '다이너마이트'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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