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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잇단 공모주 열기, 반갑지만 경계 늦추지 말길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4 18:03

수정 2020.10.04 18:03

BTS 빅히트엔터도 청약
묻지마 빚투는 아슬아슬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일반공모주 청약을 5일부터 이틀간 진행한다. 빅히트는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다. 빅히트 주식 공모가는 주당 13만5000원이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은 1117.3대 1이다. 앞서 청약 잭팟을 터뜨린 카카오게임즈(1478.5대 1)보다는 낮지만 SK바이오팜(835.7대 1)보다는 높다. 청약경쟁률을 1000대 1로 잡으면 증거금 1억원을 낼 경우 1~2주를 받을 수 있다.


이미 증시로 역대 최대 대기자금이 흘러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기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약 63조원에 달한다. 불과 1주일 전보다 약 1조원이 늘었다. CMA는 펀드 등 금융상품을 사거나 주식투자가 가능하다. 보통 인기 공모주 청약 개시일 전에 CMA로 자금이 몰려든다. 투자자 예탁금도 약 55조원이다. 올 2월(31조원)보다 두배 가까이 뛰었다. 다른 IPO 대어들도 줄줄이 청약 대기 중이다. 내년 상반기 중 간편결제서비스 업체인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추진한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지를 비롯해 게임업계 강자 크래프톤도 IPO에 시동을 거는 등 초대형 공모주들이 잇따라 등판할 예정이다.

문제는 20~30대 젊은층의 영끌, 빚투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030세대가 개설한 마이너스통장 한도 총액이 62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신규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 총액은 173조8800억원이다. 새로 만들어진 마이너스통장 3건 중 1건이 청년세대가 만든 셈이다.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2030의 빚투 현상이 수치로 확인됐다.

공모주는 종종 롤러코스터를 탄다.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32개 상장사 중 10개 기업은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다고 고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 증시에 영향력이 큰 뉴욕 증시는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극심한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공모주의 잇단 선전은 반갑다. 문제는 실물경제와 증시가 따로 논다는 점이다.
2000년 닷컴 버블과 2007년 금융위기는 증시가 한창 좋을 때 터졌다. 그때도 저금리 덕에 증시에 유동성이 넘쳤다.
묻지마 투자는 자칫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점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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