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유통가 ‘고용절벽’ 현실화… 명퇴 등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듯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7 16:55

수정 2020.10.07 18:29

신규 출점은 커녕 기존매장 폐점
이마트·홈플러스·이랜드 등
올 신입공채 사실상 사라져
‘맏형’ 롯데쇼핑도 한자릿수 채용
지난 7월 문을 닫은 롯데마트 의정부점. 롯데마트는 올해 16곳을 폐점하기로 했다. 뉴스1
지난 7월 문을 닫은 롯데마트 의정부점. 롯데마트는 올해 16곳을 폐점하기로 했다. 뉴스1
유통업계의 고용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각종 규제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업황이 최악의 터널을 지나고 있어서다. 신규 점포 개설은 고사하고 기존 매장까지 폐점하는 상황에 닥치자 신규채용은 사실상 사라졌고,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이마트는 올해 2·4분기 연결기준 4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쇼핑은 2·4분기 영업이익이 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5% 급감했다.

유통업계에서 사라지는 신입공채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이랜드는 올해 신입공채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마트가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뿐만 아니라 이마트24, 신세계면세점, 신세계TV쇼핑도 신입공채를 하지 않는다.

홈플러스도 올해 신입공채가 없다. 홈플러스는 2018년 신입공채를 뽑은 후 지난해에도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랜드는 유통, 외식, 패션으로 나눠 신입사원을 뽑아왔는데 올해는 채용계획이 없다.

유통업계 1위인 롯데쇼핑도 신입 채용을 줄이면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모두 지난 7월 입사한 신입직원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매년 10월께 그룹 공채를 실시해온 롯데그룹은 아직 채용공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 대부분이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친 탓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상반기 공채일정이 밀리면서 하반기가 늦어진 것도 있고, 실적이 좋지 않아 신입공채를 실시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그룹 공채에서 계열사별 채용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명퇴 등 구조조정도 가시화


유통업계는 고용 중인 인력도 유지하기 힘든 터라 신입직원을 대거 채용하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온라인 거래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명예퇴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맏형' 자리를 지켜온 롯데쇼핑의 경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당초 3~5년에 걸쳐 200여개 매장을 정리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을 앞당겨 연내 121개 매장을 닫는다. 백화점 5곳, 마트 16곳, 슈퍼 75곳, 롭스 25곳 등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7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급휴직에 돌입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 폐점에 따라 인력 재배치를 진행하겠지만 코로나19로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부천 중동점과 경남 동김해점 등 2개 점포를 매각한 홈플러스는 올해 안산점과 대전 탄방점, 대전 둔산점 등 3개 점포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도 신규 출점을 사실상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개장한 이마트 신촌점이 1년 반 만에 새로 출점한 점포였다.
앞으로는 신규 출점보다 기존 점포 리뉴얼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신규 출점은 내년 2월에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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