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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고하저' 부추기는 대주주 3억 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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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0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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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고하저' 부추기는 대주주 3억 과세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주식시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

대주주 요건 강화 방침을 두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가 한 일침이다. 국내 증시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세금회피 목적의 개인투자자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느니 수익이 난 주식을 미리 팔고, 새해에 다시 매수를 재개하는 투자패턴이 반복돼 왔다.

실제 대주주 요건 강화를 앞둔 직전 해인 2017년, 2019년 12월 개인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5조1000억원, 4조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같은 매매패턴은 시장왜곡과 변동성 확대를 초래했다.

특히 올해 연말은 세금회피 목적의 물량이 1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부터 상장사 주식 보유액이 3억원을 넘기면 대주주에 해당돼 주식 매매차익의 22~33%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3억원 안에는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조부모·자녀 등 직계존비속과 배우자의 보유주식까지 모두 합산된다.

정부는 2017년 개정한 소득세법 시행령을 통해 상장사 대주주 기준을 25억원에서 2018년 15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3억원 등으로 매년 대폭 낮추도록 했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최근 가족 합산을 인별 과세로 전환할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은 고수키로 했다. 2017년 시행령에서 이미 예고된 내용이고, 정책 일관성과 자산소득 과세형평 고려 시 당초 방침대로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상황이 연출된 때문이다. 올해 국내 증시엔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투자자가 대거 유입됐다.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출 경우 대상자는 기존 1만명에서 9만명으로 폭증한다. 시장의 개인 수급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대주주 지정 회피를 위한 움직임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

2023년 금융소득과세 개편안이 시행되는 점도 불합리 요인으로 꼽힌다. 연간 2000만원 이상 투자소득에 주식 양도소득세가 적용이 되는 만큼 실질적 효과는 2년에 불과해 기존 대주주 10억원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2000년 들어 개인이 국내 증시를 순매수한 것은 다섯 해에 불과하다고 한다. 올해는 부동산에 쏠렸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며 주식을 과소보유했던 추세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한 때다. mjk@fnnews.com 김미정 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