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금싸라기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회사 생존을 위해 매물로 내놓은 사적 재산이다. 지난 5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공원 지정화 계획을 발표하자 대한항공은 백방으로 부당함을 호소해왔다. 권익위에 여러번 중재를 요청했고, 그 최종 결과는 곧 나올 예정이다. 서울시는 법적 효력이 있는 고시를 중재 후로 미룬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애초 뜻대로 하겠다는 강력한 의사표시로밖에는 안 보인다.
서울시는 제3자 매각을 통한 사유지 맞교환을 새로운 대안으로 내놨는데 당사자는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직접 예산을 들이는 대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우선 매입해 대한항공에 대금을 치르게 한 뒤 서울시 소유 다른 땅과 송현동 부지를 바꿀 계획이다. 그런데 거금을 내놔야 하는 LH 의견은 제대로 듣지도 않았다. LH는 추석 전 그런 제안을 받기는 했으나 동의한 적 없다는 해명서까지 돌렸다. 서울시 사유지에 송현동 땅만 한 곳이 대체 어디 있느냐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이런 엇박자도 없다.
대한항공은 시세대로 이른 시일 내 땅을 팔면 그만인데 서울시의 불통과 고집에 애간장이 탄다.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공간에 공원이 생기는 걸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그곳이 기업 사유지라는 데 있다. 대의만으로 안 되는 일인 것을 서울시는 억지로 밀어붙이기만 한다. 지금이라도 송현동 땅이 정상적으로 팔릴 수 있게 서울시는 손을 떼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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