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공기업까지 끌어들인 서울시의 송현동 억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8 18:28

수정 2020.10.08 18:28

대한항공 소유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가 결국 공원으로 7일 지정했다. 결정고시는 국민권익위원회 최종 중재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절차와 내용을 보면 여전히 반칙과 억지가 많다.

도심 금싸라기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회사 생존을 위해 매물로 내놓은 사적 재산이다. 지난 5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공원 지정화 계획을 발표하자 대한항공은 백방으로 부당함을 호소해왔다. 권익위에 여러번 중재를 요청했고, 그 최종 결과는 곧 나올 예정이다.
서울시는 법적 효력이 있는 고시를 중재 후로 미룬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애초 뜻대로 하겠다는 강력한 의사표시로밖에는 안 보인다.

서울시는 제3자 매각을 통한 사유지 맞교환을 새로운 대안으로 내놨는데 당사자는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직접 예산을 들이는 대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우선 매입해 대한항공에 대금을 치르게 한 뒤 서울시 소유 다른 땅과 송현동 부지를 바꿀 계획이다. 그런데 거금을 내놔야 하는 LH 의견은 제대로 듣지도 않았다. LH는 추석 전 그런 제안을 받기는 했으나 동의한 적 없다는 해명서까지 돌렸다. 서울시 사유지에 송현동 땅만 한 곳이 대체 어디 있느냐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이런 엇박자도 없다.

대한항공은 시세대로 이른 시일 내 땅을 팔면 그만인데 서울시의 불통과 고집에 애간장이 탄다.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공간에 공원이 생기는 걸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그곳이 기업 사유지라는 데 있다. 대의만으로 안 되는 일인 것을 서울시는 억지로 밀어붙이기만 한다.
지금이라도 송현동 땅이 정상적으로 팔릴 수 있게 서울시는 손을 떼는 게 마땅하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