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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 M&A로 신성장동력 확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4 18:33

수정 2020.10.14 19:42

비보존, 이니스트바이오 인수
에이치엘비, 메디포럼 최대주주로
신약 생산공장 확보·경쟁력 강화
셀트리온, 다케다제약 아태 인수
케미컬의약품 진출 교두보 마련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생산기지와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확대로 미래 성장동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사업 영역 확대와 연구개발 시너지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업계 전반에 M&A를 통한 공격적인 행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생 바이오업체, 생산기지 확보 나서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비보존,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셀트리온 등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비보존,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 제약바이오 후발주자들은 M&A로 단기간에 생산공장을 확보해 신약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추신경계질환 바이오 업체 비보존은 최근 계열사 루미마이크로를 통해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완제의약품의 제조와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의 완제의약품 생산 능력을 활용해 제약사업에 본격 진출하게 된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도 메디포럼제약의 지분 17% 가량을 14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메디포럼을 통해 신약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영업 마케팅 조직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이뮤노믹의 지분 51%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최근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M&A는 긍정적인 생태계로 가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며 "M&A가 진행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술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외부 기술을 도입해 내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프라인 확대로 경쟁력 강화


M&A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케미컬의약품 진출을 위해 지난 6월 다국적 제약사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약품 사업을 3324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셀트리온 기우성 부회장은 "다케다제약의 인수는 셀트리온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올라서는 성장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제약바이오 대형사들도 M&A에 적극적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7월 척추 임플란트 전문 의료기기 제조업체 '메디쎄이'를 인수해 의료기기 사업 진출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한국콜마는 지난 2018년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를 9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또 SK바이오텍은 지난 2017년 BMS의 아일랜드 생산 시설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회사인 앰팩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유럽에 잇따라 진출했다.

전통 제약사들의 바이오 지분 확보 경쟁도 만만치 않다.

유한양행은 지난 4월 바이오 기업 메디오젠에 230억원을 투자했다. 메디오젠은 유산균 전문 기업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원료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 상반기에만 총 4개의 기업에 380억원의 지분 투자를 했다.
보령제약도 올해 2·4분기에 4개 법인에 121억원을 투자했다. 또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펀드 '보령 디헬스커버리'를 출범해 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오병용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다케다제약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성장과정에서 M&A로 규모를 키웠다"며 "앞으로도 국내 제약 바이오업체들이 연구개발 시너지를 위해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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