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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가, 야스쿠니 참배 대신 공물만...'아베처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5 11:29

수정 2020.10.15 11:29

17~18일 야스쿠니 신사 가을 제사 
주변국 반발 의식해 공물 비용만 보낼 방침 


지난달 17일 일본 참의원 임시 국회에 출석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지난달 17일 일본 참의원 임시 국회에 출석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철 제사에 공물을 보낼 방침이라고 14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는 오는 17~18일 열린다. 통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전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찬가지로 직접 참배는 하지 않되, 공물 비용을 보낼 계획이다. 통신은 야스쿠니 방문 대신 공물만 보내기로 한 데 대해 "주변국과의 외교를 감안한 것"이라는 총리 주변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스가 총리는 직전 아베 정권의 관방장관 재임(7년8개월간)당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역시 관방장관 재직 당시 야스쿠니 신사에 가지 않았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신념이나 원칙이라기 보다는 상황 논리에 충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 스스로 "관방장관이 되기 전에는 야스쿠니 참배를 했다"고 지난 2014년 2월 일본 중의원에서 밝힌 바 있어, 정치 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뀔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아베 전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 야스쿠니를 찾았으나, 재임 기간 내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었다. 한국, 중국의 반발은 물론이고 미국조차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오자,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비용을 보내는 것으로 대체했다.
아베 전 총리는 그러나 사임한 지 사흘만인 지난 달 19일 결국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함으로써 자신의 극우 정체성을 재확인 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자, 일본 우익들에게 성지와 같은 곳이다.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년 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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