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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못 구해 거리에 나앉을 판"…전세난에 애끓는 세입자들

"집 못 구해 거리에 나앉을 판"…전세난에 애끓는 세입자들
지난주 국내 한 부동산카페에 공유된 전세 임장 사진. 게시인은 아파트 전세매물을 보기 위해 9팀이 줄을 섰으며, 제비뽑기로 최종 계약자를 선정했다고 전했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뉴스1


"집 못 구해 거리에 나앉을 판"…전세난에 애끓는 세입자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2020.10.1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저 역시 살던 전셋집 주인이 실거주를 주장하면서 세 놓았던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세입자가 새로운 전세를 구하지 못해 막막한 상황이네요. 둘 중 하나는 거리에 나앉을 처지인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수도권 거주 A씨)

가을 이사 철을 맞아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집을 제때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18일 중개업계와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전세 만기가 다 되도록 새로운 전셋집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거나 집주인과 갈등을 겪는 세입자의 사연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서울에 전세 거주 중인 B씨는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한 달간 헤맸으나, 마땅한 집을 찾지 못해 매번 허탕을 쳤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단지에서 하나 나온 전세를 구했으나, 기존 전세 퇴거 날짜와 입주일이 맞지 않아 2~3주간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할 처지다. 이삿짐 보관 창고와 임시 숙박시설을 알아봐야 하지만, 그나마 전세를 구해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B씨처럼 전세를 구한 경우는 상황이 낫다. 수도권에 사는 C씨는 집주인이 실거주를 주장하면서 11월까지 새로운 전세를 구해야 하는데, 주변 전셋값이 한두 달 새 1억~2억원 오르고 그나마도 매물이 없어 거리에 내몰릴 상황이다. C씨는 "2년 전만 해도 전세를 골라 갈 수 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집주인의 전화가 올까 봐 하루하루가 두렵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전세 계약 만기가 다 되도록 새로운 거처를 찾지 못해 제때 집을 비우지 못하는 세입자들의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참다못한 집주인들은 명도소송 등 법적 대응으로 맞설 계획이어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은 확대될 조짐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에서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191.9를 기록해 2013년 9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196.9)에 근접했다. 지수 범위가 0~200인 것을 고려하면 최근 지수는 전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보여준다.

개별 단지로 보면 전세난에 대한 체감이 더 커진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동작구 신축인 흑석롯데캐슬에듀포레는 총 545가구인데 전세 매물은 단 한 건도 없다. 906가구 대단지인 서대문구 홍제센트럴아이파크도 나와 있는 전세는 2건에 불과하다.

지난주 서울 강서구에서는 아파트 전세 매물 하나를 두고 9개 팀(10여 명)이 몰려, 줄을 서고 제비뽑는 상황까지 연출돼 전세난이 얼마나 극심한지 실감하게 했다.

전세 품귀현상이 지속하면서 전셋값도 장기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8% 올라, 6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7월31일 새로운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8월과 9월 임대차 분쟁 상담 건수는 1만78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


문제는 정부도 현 전세난에 대해 당장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세입자들의 고통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전세 시장 불안과 관련 "시장이 안정을 찾기까지는 일정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지난 1989년 임대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했을 때는 (시장이 안정되기까지) 5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며 "이번에도 5개월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일정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