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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야스쿠니 또 참배..."영령 숭배" (종합)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9 14:56

수정 2020.10.19 14:56

야스쿠니 신사 가을 제사에 맞춰 참배 
한 달 만에 두 번째 방문 
가토 관방장관 "개인 신교의 자유"
일본 야권도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19일 오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모습. 사진=아베 전 총리 공식 트위터 계정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19일 오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모습. 사진=아베 전 총리 공식 트위터 계정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19일 일본 '우익의 성지'로 불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한 달 만에 또다시 참배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 제사(추계 예대제)에 맞춰 방문한 뒤 "영령들에게 높이 받들어 숭배(존숭)하는 마음을 표하기 위해 참배했다"고 밝혔다. 총리 퇴임 후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 야스쿠니 신사 방문에 이어 꼭 한 달 만에 두번째 참배다. 당시에는 "영령들에게 퇴임을 보고했다"고 참배 이유를 댔다.

아베 전 총리는 최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 "한 번은 반드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 등 관련국과) 정상회담은 못해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12월 재집권 1년 만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가 한국, 중국의 반발에 이어 미국(오바마 행정부)으로부터 "실망했다"는 반응을 듣고나서야 현직에 있을 때에는 직접 참배대신 공물만 보냈었다. 퇴임 후에는 거칠 것 없이, 야스쿠니 신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사인(私人)인 아베 전 총리 개인 (차원의) 참배로 알고 있다"며 "개인의 '신교'(信敎) 자유에 관한 문제로 정부가 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가도 문제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조회장은 지난달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방문에 대해 "나라를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는 것은 정치가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으며,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사적인 참배일 것이다. 내가 논평할 일이 아니다"고 반응했었다.

야스쿠니 신사 가을 제사에 맞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보낸 공물. 로이터 뉴스1
야스쿠니 신사 가을 제사에 맞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보낸 공물. 로이터 뉴스1

베트남을 방문 중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17일 야스쿠니 신사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보냈다. 일본 우파 지지층을 고려하면서도 직접 참배에 따른 주변국과의 마찰을 감안한 나름의 절충점이다. 아베 정권과 비슷한 양상이다.

다만, 정권 초기 외교활동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스가 내각 각료들 역시 직접 참배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아베 내각 때인 지난 8월 15일 태평양전쟁 종전일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과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등 4명의 각료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었다.
지난해 추계 예대제 기간에는 당시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과 에토 세이이치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이 참배했다.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는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곳이다.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을 '정의의 전쟁'으로 긍정 미화하는 제국주의 상징이자 일본 우익의 성지로 자리잡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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