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직 검사 "검찰, 추미애·실세 아닌 윤석열 믿고 따른다"

뉴시스

입력 2020.10.21 15:07

수정 2020.10.21 15:07

정희도 부장검사, 검찰내부망에 글 올려 "국정원 사건 때 윤석열 검사 응원했다" "현역 정치인, 법무장관 임명돼선 안돼" "검찰구성원, 장관 아닌 총장믿고 따라"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01.1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01.1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와 사과 요구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더욱 고립된 가운데, 현직 검사가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를 내놨다.

정희도(54·사법연수원 31기)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21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정 부장검사는 "2002년 검사로 임관한 이래 검찰은 계속 추락했던 것 같다"라며 "때로는 정치권의 중상모략에 가까운 사실왜곡도 있었지만, 상당 부분은 검찰의 잘못에 기인한 것으로 기억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민들의 여러 비난 중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정권(인사권자)과 검찰의 관계였다"면서 "정권의 시녀, 정권의 충견이라는 비난이 그 무엇보다 수치스러웠다"고 얘기했다.


정 부장검사는 윤 총장이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과 관련한 수사에 참여한 일화를 거론하며 "검사로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당시 저를 비롯한 대다수 검찰 구성원들이 윤석열 검사를 응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수사팀장이던 총장님은 수년간 지방을 전전하게 됐다"며 "검찰이 정권의 시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감이 한순간에 부서져 버렸다. 이후 많은 검사들이 인사권자에 대한 공포를 갖게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2019년 총장님은 현 정권의 실세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현 집권 세력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라며 "저는 그런 총장님을 보며 2013년을 떠올리게 됐다. 정권 수사로 불이익을 받고 지방을 전전하다가 검찰총장까지 오른 분이 현 정권 실세를 상대로 힘든 수사를 벌이는 모습.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전했다.

정 부장검사는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에 관한 수사지휘권 행사를 언급하며 추 장관의 자격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3일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대단한 '궁예의 관심법' 수준의 감찰 능력에 놀랐다"면서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밝혔다.

아울러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앞으로는 현역 정치인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며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총장님은 이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고, 검찰총장의 자리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정치적 중립이라도 지켜내겠다는 고심의 결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총장님, 많이 힘들고 외로울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대다수 검찰 구성원은 법무부장관이나 실세 간부들이 아닌, 총장님을 검찰사무의 총괄자로 믿고 따르고 있다.
항상 응원하고 노력하겠다. 힘내십시오"라고 글을 마쳤다.


정 부장검사는 지난 1월 추 장관의 취임 후 첫 단행된 검찰 인사로, 대검찰청 감찰2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청주지검 형사2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실상 좌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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