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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백신 접종은?" 잇단 사망 소식에 학부모들 '혼란'

뉴스1

입력 2020.10.23 06:02

수정 2020.10.23 13:17

독감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대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앞 주차장이 지난 22일 한산하다./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독감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대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앞 주차장이 지난 22일 한산하다./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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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정지형 기자 = 독감 예방 백신을 접종한 이후 사망했다는 신고가 전국에서 잇따르면서 아직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등교수업이 확대되면서 학교 밀집도가 높아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으려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신 제품 문제나 독성에 의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도 판단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한의사협회가 같은 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안정성 입증을 위해 독감 국가 예방접종사업을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전문가 집단 안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와 불안이 증폭하는 모양새다.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했다는 신고는 전날까지 20건 넘게 접수됐다. 16일 인천을 시작으로 전북 고창, 대전, 전남 목포, 제주, 대구, 경기 광명·고양, 전북 임실, 전남 순천, 경남 창원·통영, 강원 춘천, 서울 등에서도 추가 신고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사망자 대부분은 70~80대 고령자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천에서는 17세 고등학생이 백신 접종 이후 사망에 이른 사례도 있었다.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1학년 학부모 김모씨(42·여)는 "지난주 백신을 접종하려고 했는데 병원에서 물량이 없어 기다려야 한다기에 못했는데 이제는 겁이 나서 못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거주 초등학교 5·6학년 학부모 조모씨(40·여)는 "2주 전에 예방접종을 했는데 별탈이 없어 다행"이라면서도 "지금 같은 상황이면 고민이 컸을 것 같고 아직 접종 전인 엄마들은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지학 보건교육포럼 수석대표(경기 시흥 은행중학교 보건교사)는 "백신 접종을 꺼리는 학부모가 많다 보니 지역 보건소에서 학교에 연락해 관련 교육을 해 달라고 할 정도"라며 "전국적으로 등교수업이 늘어나 감염 우려가 커졌는데 백신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도니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을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망자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어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독감 예방접종 후 신고된 부작용 중 사망 사례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25건에 그쳤는데 올해는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은 "1년에 몇 명 정도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하긴 하지만 (올해는) 너무 많다. 역대 없었던 일"이라며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권장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청소년의 경우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만 잘 착용해도 독감과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며 "서두르지 말고 1주일 정도는 정부의 발표를 기다렸다가 접종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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