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강남 고액자산가 잡아라"… 종합컨설팅·투자서비스로 진화 [증권업계 특화 전략]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9 16:28

수정 2020.10.29 18:13

현금 응집된곳 강남 ‘자산관리 영업 1번지’
대형증권사 초고액자산가 전담 채널 가동
세무·증여·기업승계 등 맞춤 컨설팅 제공
투자파트너로 격상, 우량 해외자산 추천
예술작품 전시 등 문화의 영역으로 확대
"강남 고액자산가 잡아라"… 종합컨설팅·투자서비스로 진화 [증권업계 특화 전략]

강남은 과거부터 기업과 투자자들의 현금이 응집되는 곳으로 금융사들의 '자산가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려는 고액자산가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강남권역에서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PB센터 특화 작업에 힘을 쏟는 이유다. 증권사들은 단순 자산관리를 넘어 금융, 세무, 상속 관련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서비스 특화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복합금융센터인 클럽1 WM센터
하나금융투자 복합금융센터인 클럽1 WM센터
NH투자증권 문화다방(압구정)
NH투자증권 문화다방(압구정)

초고액자산가 대상 종합컨설팅으로 진화


증권사들이 강남 고액자산가를 잡기 위해 단순 자산관리를 넘어 금융, 세무 등 컨설팅은 물론 문화의 영역으로 투자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형증권사,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적극적이다.


NH투자증권의 프리미어블루(Premier Blue) 강남센터는 초고액자산가 전담 채널이다. NH투자증권은 2010년 국내 최대 규모 프라이빗뱅킹센터 출범을 위해 서울 강남 소재 5개 PB점포를 통합해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를 설립했다.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는 VVIP에게 제공되는 일반적 금융, 세무, 부동산 컨설팅 외에 증여와 상속 관련 전문컨설팅, 가업승계는 물론 인수합병(M&A)과 각종 기업금융 서비스를 국내 리그테이블 1위 NH투자증권 투자은행(IB) 부문과 공조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보유한 초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SNI(Samsung & Investment)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0년 6월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전담점포인 1호점을 SNI강남파이낸스센터로 정할 만큼 강남은 자산관리 영업의 1번지로 통한다.

SNI에서는 투자전략뿐 아니라 세무, 증여, 가업승계 컨설팅 등 자산가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올 7월에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신규 론칭해 삼성증권 자기자본 투자 건에 공동투자하거나 고객 간의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클럽딜 등 투자파트너로 격상, 기관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강남권역 거점 영업점인 '투자센터'를 중심으로 단순 투자상담뿐만이 아닌 세무,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적 투자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이지클럽(Sage Club) 패밀리오피스 컨설팅 서비스는 가업승계, 부동산 토털솔루션, 상속증여, 글로벌 자산배분, CEO의 미래설계 등 복합적인 이슈에 대해 종합컨설팅을 제공한다.

또 미래에셋대우의 강점인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도 돋보인다. 미래에셋그룹은 총 32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영업점은 해외 거점에서 제공하는 현지 리서치 정보와 자문을 바탕으로 우량 해외자산을 선별해 고객에게 추천한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내년 강남 지역 VVIP 고객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담조직 'GWM(Global Wealth Management) 본부'를 신설했다. 'GWM전략담당'은 초고액자산가에게 필요한 가문 관리 종합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금융상품과 해외 투자는 물론 기업공개(IPO), M&A 등 기업금융 지원, 가업승계를 위한 상속·증여, 법률과 세무 자문 등이 서비스에 포함된다.

금융지주에 속한 증권사와 은행은 복합점포 형태로 시너지 창출 효과를 노린다.

KB증권은 강남권에 20개 점포를 두고 있다. 이 중 16개가 국민은행과 KB증권이 같은 물리적 공간에 위치한 복합점포에 해당한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 내에서 국민은행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KB증권 역시 초고액자산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대치금융센터와 삼성동금융센터는 강남 대표 지역의 거점점포 형태로 VVIP 고객 등을 위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동금융센터는 법인영업팀까지 구성돼 있어 전방위적으로 고객관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하나금융그룹 내 은행과 시너지를 꾀하기 위해 강남권 14개 점포 중 13개를 복합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1개도 연내로 복합점포화할 계획이다. 강남 지역 전 점포를 복합점포화해 금융그룹의 손님에게 원스톱 서비스 및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제철식당 (압구정)
NH투자증권의 제철식당 (압구정)

새로운 문화공간 창조하는 증권사들


고객을 문화의 공간으로 초대해 친밀한 방식으로 투자의 길로 안내하는 증권사들도 눈에 띈다. 특히 하나금융투자의 복합금융센터는 새로운 트렌드를 열어가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하나금융투자 복합금융센터인 클럽1 WM센터는 삼성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Club 1 WM센터에서는 기존 증권사 창구 분위기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이 건물 6층은 해외 유수 대학의 도서관 분위기를 물씬 자아낸다. 책장에는 국내 베스트셀러부터 여행, 문학, 해외예술 관련 다양한 책들이 꽂혀있다. 책꽂이 뒤 숨겨진 청음실에 마련된 오디오 청음실, 탁월한 디자인에 완벽한 사운드를 내는 오디오들이 음악 애호가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Club1 WM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예술작품의 전시공간, 문화공연장, 커피숍, 고급식당들이 한자리에 있다는 점이다.

자체적으로 기획한 쿠킹클래스나 색소폰 토크콘서트, 고급 가구 브랜드의 신제품 PT와 양주 론칭 파티 등 손님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기도 한다. Club1 WM센터는 눈에 보이는 모습만이 전부는 아니다.

금융과 문화의 실질적 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정예 자산관리전문인력들이 전진 배치돼 손님을 맞는다. 최근 Club1 wm센터는 특화된 시스템과 수준 높은 라이프케어 서비스에 만족한 벤처 1·2·3세대나 스타트업 오너들의 주거래 지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외에 NH투자증권 역시 투자를 문화의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강남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제철식당'과 '문화다방'을 한시적으로 열어 친근하게 다가가는 증권사 이미지를 선보였다. 제철식당은 '음식'이라는 매개를 통해 회사의 가치와 지향점을 고객과 함께 나누는 팝업레스트랑 형태이다. NH투자증권이 지중해풍 퓨전요리로 유명한 레스토랑 이타카와 컬래버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으며, 특히 지역 농협으로부터 신선한 식재료를 제공받아 제철에 맞은 코스요리를 개발해 '식사가 갖는 문화로서의 가치'를 경험토록 했다. 작년 6월부터 2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올해 5월에는 두 번째 체험 프로모션으로 '문화다방'이라는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을 오픈해 3개월간 운영했다. 망원동에서 독특한 분위기로 유명한 '망원동내커피'와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연남동 대표 빵집 '브레드랩' 등 최근 젊은 층에서 가장 핫한 두 곳과 컬래버 방식으로 운영해서 고객에게 커피와 베이커리를 사전에 발급받은 쿠폰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층 공간에서는 NH투자증권 고객을 대상으로 매주 3~4회 와인, 명상, 사진 등 다양한 문화클래스를 진행했으며, 클래스가 없는 날에는 고객초청 이벤트도 개최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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