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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로 고부가 '알파올레핀'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3 12:00

수정 2020.11.03 12:00

화학연구원 김용태 박사팀, 두 공정의 촉매를 하나로 제작
이산화탄소와 부생가스 활용해 비싼 에틸렌과 촉매 대체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알파올레핀 생산기술 국산화
부생가스와 이산화탄소 동시전환을 통해 얻어진 액체 생성물. 유기상과 수상(물)으로 분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생성물을 분석했을 때 알파올레핀의 선택도가 약 52%임을 확인할 수 있다(전체 생성물 중 52% 정도가 알파올레핀). 화학연구원 제공
부생가스와 이산화탄소 동시전환을 통해 얻어진 액체 생성물. 유기상과 수상(물)으로 분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생성물을 분석했을 때 알파올레핀의 선택도가 약 52%임을 확인할 수 있다(전체 생성물 중 52% 정도가 알파올레핀).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버려지는 이산화탄소와 산업 부생가스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화학물질 '알파올레핀' 만드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 기술의 특징은 기존 알파올레핀을 만드는 원료보다 4분의 1 저렴하고 공정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또한 대기에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없다.

한국화학연구원 김용태 박사팀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버려지는 산업 부생가스에 저렴한 촉매를 활용해 알파올레핀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김용태 박사는 "향후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온실가스 감축과 수입대체 효과를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박사는 또 "내년까지 미니 파일럿 운전을 통해 일당 1㎏ 알파올레핀 생산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파올레핀은 세정제, 윤활유, 화장품, 플라스틱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정밀화학원료다. 이처럼 알파올레핀은 특수 산업에 널리 응용돼 전 세계 연간 400만t 수준의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시장규모도 연간 약 10만t에 이른다.

이런 알파올레핀을 만들기 위해서는 에틸렌을 원료로 하는 까다로운 공정 기술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해외 기업이 원천기술과 통합공정 특허를 가지고 있어 알파올레핀은 지금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연구진이 개발한 알파올레핀 제조공정은 먼저 이산화탄소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일산화탄소를 만든다. 만들어진 일산화탄소로 또다른 화학반응을 거쳐 알파올레핀을 만드는 것.

개발된 철-산화아연 촉매. 이 고체촉매를 사용하면 촉매는 부생가스와 이산화탄소 동시전환을 진행할 수 있다. 산화철과 탄화철이 고르게 산화아연 지지체 표면에 분포돼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개발된 철-산화아연 촉매. 이 고체촉매를 사용하면 촉매는 부생가스와 이산화탄소 동시전환을 진행할 수 있다. 산화철과 탄화철이 고르게 산화아연 지지체 표면에 분포돼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이 기술의 핵심은 두가지 공정단계에 쓰이는 촉매를 저렴한 철광석을 이용해 하나로 만든 것이다. 즉 첫 번째 공정에는 산화철이, 두번째 공정에는 탄화철이 촉매로 쓰인다. 연구진은 산화아연 표면에 산화철과 탄화철을 모두 담아 두 공정을 한 시스템 안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촉매를 만들었다.

또한 산업 부생가스가 일산화탄소, 메탄, 수소의 양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배출되는데, 연구진은 가스가 어떤 비율로 조성돼 있든 상관없이 알파올레핀이 생산될 수 있도록 촉매를 최적화했다.

김 박사 팀원인 양선규 연구원은 "지금까지 알파올레핀을 만드는 공정 연구는 대부분 일산화탄소에서 알파올레핀을 만드는 두 번째 반응에 치중했을뿐 이산화탄소를 전환해서 알파올레핀을 만드는 연구는 정교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가 이산화탄소를 처리해야 하는 기업에게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양 연구원이 의미를 부여했다.


이 연구성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회 촉매지(ACS 카탈리시스)' 9월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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