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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美 대선 각축, 바짝 긴장한 세계 금융시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4 18:00

수정 2020.11.04 18:00

소송전·소요사태도 가능
시나리오별 대응책 필수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뉴시스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뉴시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4일(현지시간) 치러졌다. 재선에 도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각축을 벌였다. 이번 선거는 110여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약 67%)을 기록할 만큼 미국 유권자들의 관심이 컸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환경 아래서 우편투표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지구촌 전체가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투표 당일 윤곽이 드러나 당선자가 확정되는 것이다.
통상 선거에 진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면 선거에 이긴 후보가 승리를 선언한다. 하지만 이번엔 이런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우편투표에 대해 소송을 예고했다.

자칫 2000년 부시·고어 사태와 같은 긴 소송전이 되풀이될 수 있다. 당시 두 후보는 플로리다주에서 격전을 치렀다. 플로리다를 차지한 후보가 곧바로 당선자로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표차가 워낙 근소한 탓에 재검표 소동이 빚어졌다. 결국 연방대법원이 개입한 끝에 부시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25표를 가져갔고, 결국 백악관을 차지했다. 부시는 선거인단 과반수(270표)보다 단 1표를 더 얻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내전과 같은 소요사태 발생이다. 선거 유세 때 트럼프 지지자들은 총을 들고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말리지 않았다. 경합주 표차가 아슬아슬하게 나올 경우 무력충돌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대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분열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도 바싹 긴장했다. 미국 언론은 '시장이 까치발을 하고 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표현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누가 되든 당선자가 바로 나오는 게 좋다. 그래야 추가 부양책이 어떤 식으로 갈지 방향이 정해진다. 하지만 종종 정치의 세계는 시장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우리 정부도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사실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한 적극 부양 기조는 바꾸지 않는다. 다만 부양의 방식과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우리로선 내년 1월에 출범할 새로운 미국 행정부가 어떤 대중 정책을 쓸지도 관심거리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 위기 아래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대선이 어떻게 전개되든 이 틀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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