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은 애초 부평1공장에서 글로벌 신제품인 크로스오버차량의 파생모델을 생산하게 하고, 이를 위해 1억9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노조가 기본급 인상에다 평균 2000만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특근이나 잔업도 거부하자 이를 백지화한 것이다. 올 상반기 생산손실이 6만대를 넘어선 터에 다시 1만2000대 추가 손실이 예상되자 회사 측이 두 손을 든 셈이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GM은 2018년 군산공장은 문을 닫았지만 10년간 한국을 떠나지는 않기로 언약했다. 당시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GM 본사의 한국 철수 결정을 우려해 8100억원을 투입해 GM 측으로부터 4조7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회사 측은 올 들어 "노조는 GM이 계속 한국에 머물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정상적 노사관계가 전제됐을 때 가능한 얘기"라며 달라진 기류를 보였다.
이런 극한 대립이 부를 노사 공멸의 시나리오가 걱정스럽다. 지금은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재편되는 시점이다. 이로 인해 내연기관 차량 생산업체들은 갈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완성차업체 노조가 파업한 사례는 한국GM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런 마당에 노조가 강경일변도의 권익 투쟁만 고집한다면? 가뜩이나 비쩍 마른 거위의 배를 갈라 알을 한꺼번에 먹겠다고 덤비는 꼴로 비치기 십상이다. 우리는 현 시점에서 한국GM 노조 측이 혹시라도 한국에서 발을 빼려는 GM 측에 빌미를 주지 말고 일자리 지키기에 주력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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