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두유노우] 아빠는 가깝고 엄마는 멀다? 차별적 표현 그만

이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0 07:35

수정 2020.11.20 09:18

친가는 가까울 친(親), 외가는 바깥 외(外)?
[두유노우] 아빠는 가깝고 엄마는 멀다? 차별적 표현 그만

[파이낸셜뉴스] 남존여비(男尊女卑)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다는 뜻으로, 사회적 지위나 권리 면에서 남자를 여자보다 우위에 둔 문화적 관행을 뜻하는 용어다.

이는 근대 이전 대부분의 사회에서 통용된 사상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 같은 의식은 점차 사라지고,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언어에는 아직까지도 성차별적 표현이 남아있다.

가까운 친(親)가와 먼 외(外)가?

대표적인 표현은 가족을 일컫는 호칭이다.

아버지의 가족을 뜻하는 친가와 부모님을 부르는 친할머니·친할아버지의 친자는 '친할 친(親)'자다.


반면 어머니의 가족을 뜻하는 외가와 부모님을 부르는 외할머니·외할아버지의 외자는 '바깥 외(外)'자다.

이는 아버지의 혈통을 중요시하는 가부장제의 잔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용어나 호칭뿐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차별도 존재한다.

아직도 일부 기업에서는 경조사 휴가를 부여할 때 친가와 외가를 차별한다.

경조사 휴가는 법적 근거가 없어 기업이 내규를 통해 자율적으로 부여해왔다.

다만 상당수의 기업은 조부모상과 외조부모상의 휴가 일수를 다르게 규정하며, 외조부모상의 경우 휴가를 허용하지 않는 기업도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친가·외가-친할머니·외할머니.. 이렇게 바꿔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생활 속 차별적인 가족 호칭을 바꿔나가는 캠페인을 지난 2018년 추석 명절부터 진행 중이다.

재단은 친할머니 외할머니로 구분하지 말고 이를 모두 '할머니'로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또, 친가와 외가를 각각 아버지 본가와 어머니 본가로 부르자고 했다.

국립국어원도 지난 4월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로운 호칭과 지칭어를 담은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를 발간했다.


사회의 변화에 맞춰 언어 예절도 유연하게 바뀔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은 친가 외가에 붙는 '친'자 '외'자 대신 지역 이름을 넣어 표현하는 것을 제안했다.


또, 남녀 차별적 호칭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도련님', '아가씨' 등의 호칭도 'OO(자녀 이름) 삼촌/고모'나 'OO 씨'로 바꿔 부르자고 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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