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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총리 '실점'에...아베 세 번째 등판설 [도쿄리포트]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3 13:06

수정 2020.11.13 13:32

두 달 전 건강상 이유로 사임한 아베 전 총리
최근 광폭행보...각종 모임 長맡아
총리직 복귀 구심점 삼는 것 아니냐는 시각 
인물난 겪는 호소다파, 아베 부추겨   
지난 9월 16일 퇴임한 아베 신조 전 총리. AP뉴시스
지난 9월 16일 퇴임한 아베 신조 전 총리.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벌써부터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세번째 총리 등판설이 떠돌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최근들어 부쩍 각종 모임의 장(長)자리를 맡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게다가 본인 입으로 건강도 신약 덕분에 다시 좋아졌다고 밝히고 있어, 이러다가는 내년에 다시 총리직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피어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분명 '설익은' 얘기이나,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잇따른 '실점', '지지율 하락세'가 아베 재등판설이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 잇따른 실점
아베 전 총리는 일단 공개적으로는 자민당 총재직 재도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교도통신 지난 12일 인터뷰)고 선을 긋고 있다. 또 같은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내년 가을 이후에도 계속 자리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아베 전 총리의 부인에도 스가 총리로서는 퇴임 후 두 달간 각종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지속하고 있는 아베 전 총리의 존재감은 부담 그 자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뉴시스

스가 총리는 아베 정권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학자들을 임명에서 제외한 '일본학술회의 사건'으로 여전히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그 자체도 논란이지만, 최근 그와 관련 국회에서 보인 답변 능력이 "기대이하였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인사에 관한 사안으로 대답을 삼가겠다"는 답변만 반복, 야당에서는 "고장난 레코드 같다"고 했고, 여당 역시 "실망스럽다", 심지어 "아베 전 총리가 그립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취임 초기 60~70%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을 현재 50~60%대로 내려갔다.

아프다는 아베 전 총리 광폭행보
스가 총리가 취임 초기 이렇다할 '득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아베 전 총리는 그야말로 광폭행보다. 지난 11일에는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포스트 코로나 경제 정책을 생각하는 의원 연맹' 회장에 취임했으며, 이에 앞서 일본양궁협회 회장직도 복귀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보수 성향 의원그룹 '창생 일본' 모임에 참석했다.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과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등 측근들이 총출동했다. '포스트 스가'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는 호소다파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나이가 올해 66세로 72세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보다도 여섯살 젊다는 이유 등으로 세번째 집권에 나서야 한다고 부추기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일부 참석자들은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다시 출마해 세번째 집권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같은달 27일에는 보수계 단체인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이 그를 초청해 최고고문직 수락을 요청했다.

아베 전 총리는 자민당 다수파인 호소다파 소속이나, 총리가 된 후부터는 파벌과 거리를 두면서 현재도 파벌 복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파벌의 영수가 되는 순간, 일본 정계를 대표하는 얼굴에서 일개 파벌의 얼굴로 정치적 위상이 축소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전히, 정치에 미련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스가 총리의 임기는 아베 전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잔여임기까지인 내년 9월까지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실시되며 그 결과에 따라 일본 총리가 바뀔 수 있다.
일본 자민당은 총재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해 놓고 있으나, 이미 3연임을 한 아베 전 총리는 지난 9월 사임으로 인해 이 족쇄가 풀린 상태다. 총리직에 다시 도전한다고 해도, 자민당 규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 아베 전 총리의 세 번째 도전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나, 스가 총리가 국정운영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아베 전 총리를 향한 시선은 더욱 쏠릴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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