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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문화재 지정에 막힌 '제주 드론택시’ 시연 파행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1 17:30

수정 2020.11.21 17:42

원희룡 지사, 21일 ‘제주드론비전’ 선포
상모리 주민들 반발, 반쪽 행사로 진행
21일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에서 실증 비행에 나설 예정이던 드론택시. [사진=제주도 제공]
21일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에서 실증 비행에 나설 예정이던 드론택시.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실증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던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이 파행으로 끝났다. 21일 오후 2시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주차장에서 열려던 드론비전 선포식은 송악산 문화재 지정 방침에 반대하는 상모리 일대 주민 20여명이 행사장을 점거하면서 무산됐다.

이날 선을 뵌 드론택시는 최대이륙중량 650㎏, 최대속도 시속 130㎞의 중국 이항(Ehang)사가 제작한 2인승급이다. 본 행사에 앞서 오전에 섯알오름 주차장을 출발해 바다 위를 날아 가파도를 거쳐 송악산과 4.3 유적지를 경유해 돌아오는 5km 거리를 비행하는 예행연습을 마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과 대구에 이어 세 번째로 추진된 드론택시 시연은 송악산 문화재 지정 추진을 반대하는 지역주민의 집회로 축소 진행됐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주차장에서 열린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에서 제주 드론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제주도 제공]
원희룡 제주지사가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주차장에서 열린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에서 제주 드론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선포식에서 “2025년 정부의 로드맵에 따라 드론택시 상용서비스가 도입되면 제주 특화모델 제주항공모빌리티를 구축해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는 복잡한 도심, 산악지형과 바다에 둘러싸인 환경, 부속 섬, 거센 바람, 사시사철 따뜻한 기후 등 다른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드론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드론 실증사업에 제주도가 최적지임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향후 이동 약자들도 한라산 정상 백록담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까지 드론택시를 타고 관광하며 미래산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지역기업의 참여와 인재 육성, 창업, 연구개발에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며 "관련 조례 제정과 예산 투입을 통해 제주드론특별자치도·드론 메카로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주민들이 21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주차장에서 열린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에서 송악산 문화재 지정 추진과 관련해 면담을 요구하며 원희룡 제주지사가 탄 차량을 막고 있다. [뉴시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주민들이 21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주차장에서 열린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에서 송악산 문화재 지정 추진과 관련해 면담을 요구하며 원희룡 제주지사가 탄 차량을 막고 있다. [뉴시스]

본 행사에서 드론택시 시연은 이날 오전에 진행된 행사 리허설 영상으로 대체됐다.


제주도는 본 행사에서 드론택시 시연 영상을 비롯해 ▷태양광 인공지능(AI) 드론의 제주 해안선 147㎞ 완주 ▷수소드론의 한라산 삼각봉 대피소 응급 구호물품 전달 ▷드론 안심 서비스 실증사업 등에 설명도 진행됐다.

도는 앞으로 드론산업 조례 제정과 육성계획 수립을 마련하고, 내년 14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드론 특별자유화구역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

한편 이날 주민들은 원 지사가 최근 난개발 우려에 대한 마침표를 찍겠다며 송악산 일대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주민 동의 없는 송악산 일원 문화재 지정을 결사 반대한다"며 원 지사가 탑승한 차량을 사방으로 가로막고 30여분 간 면담을 요구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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