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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규제에도 '패닉바잉'…가계빚 1700조 육박 사상 최대

뉴시스

입력 2020.11.24 12:02

수정 2020.11.24 12:02

3분기 가계빚 1682.1조, 전기대비 44.9조 급증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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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3분기 가계빚이 1700조원에 육박했다. 사상 최대 기록이다. 정부의 쏟아진 부동산 규제에도 집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빚을 내 집을 사려는 '패닉바잉(공황구매)' 수요가 폭발한 결과다. 여기에 주식 '빚투(빚내 투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생활자금 마련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가계빚이 역대 두번째로 높은 폭증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대비 44조9000억원(2.7%) 늘어난 1682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치다.
증가 규모는 지난 2016년 4분기(46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번째로 컸다. 역대 3분기 중에서는 최대치였다. 전년동기대비로도 109조6000억원(7.0%) 늘어 2016년4분기(139조4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정부 규제에도 폭발한 가계빚'빚내 집사라'며 정부가 나서서 대출 규제를 풀었던 2016년과 달리 올해는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대출 규제를 잇따라 내놨는데도 역설적으로 가계빚이 급증한 것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빚이 역대 가장 많이 늘었던 2016년에도 주택매매와 전세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며 "차이점은 당시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됐지만, 지금은 규제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58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39조5000억원(2.6%) 증가했다. 지난 1분기 13조4000억원, 2분기 24조2000억원 늘어나더니 3분기 증가액이 40조원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할 것 없이 일제히 급증했다. 특히 기타대출은 사상 최대폭인 22조1000억원 뛰었다. 3개월새 늘어난 기타대출 규모가 지난해 연중 증가액(23조1000억원)에 맞먹은 것이다. 부동산·주식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수요는 지속되는데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자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은 17조4000억원 늘어 2016년 4분기(24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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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팀장은 "주택매매와 전세 거래량이 늘어나고 주식 투자, 생활자금 수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증가폭이 모두 확대됐다"며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에도 주택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주식거래 자금 수요도 늘고 있어 가계빚 증가세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2분기 29만6000호에서 3분기 30만9000호로 확대됐다. 전세거래량도 같은 기간 31만1000호에서 32만호로 늘어났다.

기관별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821조원으로 26조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13조6000억원, 기타대출이 12조3000억원 불어났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8000억원 감소했지만, 기타대출은 3조9000억원 급증했다. 증권사가 포함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96조6000억원으로 5조4000억원(5.9%)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 규모다. 판매신용에는 대금 결제 전 카드사용 금액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억눌렸던 소비가 비대면 구매를 중심으로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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