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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김하성 나성범과 ML 시장성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1 11:08

수정 2020.12.01 11:34

NC 다이노스 나성범 /사진=뉴스1
NC 다이노스 나성범 /사진=뉴스1

나성범(31·키움)과 김하성(25·키움)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이들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같은 경로 즉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태평양을 건너려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 둘의 현지 시장 평가는 조금 다르다.

나성범 쪽은 기대와 달리 덤덤하다. 시장은 나성범이라는 상품성에 대해 부정도 긍정도 않고 있다. 온도로 따지면 미지근하다.
김하성 쪽은 후끈 달아올랐다. 외신에 따르면 토론토, 텍사스 레인저스, LA 에인절스 등 8개 구단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CBS 스포츠는 최대 1억 달러(한화 1107억 원) 계약 가능이라는 풍선을 띠워 올렸다. 국내에선 나성범이 더 대형 선수 평가를 받는다. 최소한 김하성에 비해 뒤떨어지진 않는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시장의 평가는 왜 이렇게 다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2013년 세 명의 FA 선수 계약을 참조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해 연말 추신수(당시 31살)가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조금 앞서 뉴욕 양키스와 사인한 제이코비 엘스베리에 비하면 실망스러웠다. 엘스베리의 계약 조건은 7년 1억 5300만 달러. 그는 추신수와 자주 비교되어 온 선수다.

파워에선 추신수, 스피드와 수비에선 엘스베리가 우위다. FA 계약 해인 2013년 성적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추신수는 타율 0.285, 홈런 21개, 타점 54개를 기록했다. 도루 20개, OPS는 0.885.

엘스베리는 타율 0.298 홈런 9개 타점 53개 도루 52개 OPS 0.781. 난형난제의 성적이다. 그런데 시장의 선택은 엘스베리였다. 그가 먼저 고액 계약을 한 다음 추신수에게 기회가 돌아 왔다.

이유는 수비 때문이다. 추신수도 이른바 ‘5 툴’ 선수로 특히 외야수로서 어깨는 메이저리그서도 상위에 속한다. 그러나 위치가 달랐다. 엘스베리는 가운데 외야수다. 2011년 골드글러브가 말해 주듯 수비 능력은 A급이다.

추신수는 중견수도 가능하지만 주로 우익수를 본다. 우익수는 중견수에 비해 경쟁이 심한 포지션이다. 대체할 선수들이 많다. 그 차이가 추신수를 엘스베리에 비해 계약 순서, 금액에서 밀려나게 만들었다. 나이는 엘스베리가 한 살 적다.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 / 사진=뉴시스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 / 사진=뉴시스

또 다른 FA는 내야수였다. 그의 계약 조건은 엄청났다. 10년 2억 4000만 달러. 나이는 추신수와 같은 당시 31살. 나머지 3년을 사실상 덤으로 보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물론 2013년 성적도 추신수나 엘스베리에 비해 뛰어났다. 타율 0.314, 홈런 27개, 타점 107개. 그러나 도루는 추신수에 비해 14개나 적었고 OPS(0.899)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계약 조건이 확 다른 이유는 로빈손 카노가 2루수였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유격수와 3루수가 가능한 선수다. 그러면서 올 해 타율 0.306, 홈런 30개, 109타점을 기록했다. 도루도 23개나 된다.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성적만 놓고 보면 나성범이 더 뛰어나다. 0.324, 홈런 34개 타점 112개. 하지만 우익수다. 부상 경력도 있다.
나이는 FA 당시 추신수와 같다. 공교롭게도 김하성의 나이는 2012년 겨울 미국으로 건너갈 당시 류현진과 동갑이다.
최종 결과가 궁금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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