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화웨이發 뜻밖의 호재로 D램값 꿈틀…"내년 슈퍼사이클 온다" [반도체 다시 날개]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2 17:48

수정 2020.12.02 17:53

제재로 다급한 화웨이 '재고 쌓기'
중국 후발주자들 구매 합세
서버용 D램 수요도 다시 늘듯
내년 글로벌 매출 8% 증가 전망
화웨이發 뜻밖의 호재로 D램값 꿈틀…"내년 슈퍼사이클 온다" [반도체 다시 날개]
화웨이發 뜻밖의 호재로 D램값 꿈틀…"내년 슈퍼사이클 온다" [반도체 다시 날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화웨이발 특수로 4·4분기 바닥을 치고 내년 초부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시장에선 서버용 D램 재고가 소화되는 시점부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D램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코리아'는 기술장벽을 높이는 초격차를 통해 내년 과실을 독점한다는 전략이다.

■화웨이 경쟁사…모바일 D램 수요증가

2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D램(PC향 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2.85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 다른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128Gb)의 11월 고정거래가격도 4.20달러를 유지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7월에 전월 대비 5.44% 하락한 이후 9월까지 3개월 연속 3.13달러를 유지하다가 10월 8.95% 급락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값이 저점을 찍고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가격침체기를 조기에 끝낼 뜻밖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3·4분기 화웨이의 긴급선주문 특수가 끝나면 4·4분기부터 수요부족으로 D램 값이 휘청일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현재 시장 흐름은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다급한 화웨이가 반도체 재고 쌓기에 나선 데다 화웨이가 탈락한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화권 후발주자들이 경쟁적으로 반도체 구매에 합세하면서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유일하게 하락한 서버용 D램 수요도 4·4분기를 저점으로 내년 초부터 다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재고가 많은 서버용 D램 생산을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공급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최근 실적의 열쇠를 쥔 서버용 D램 가격이 재고가 해소되면서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또다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메모리반도체 13% 성장 전망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반도체시장 매출 규모는 올해보다 8.4% 증가한 4694억300만달러(약 5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WSTS는 내년 메모리반도체가 올해보다 13.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도 최근 투자자포럼에서 "D램 수요는 2024년까지 연평균 15~20% 성장이, 낸드는 30~35%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우리나라 기업의 텃밭이다. 3·4분기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41.3%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 2위 SK하이닉스가 28.2%를 기록, 세계 D램 시장의 약 70%를 한국이 독식하고 있다.

양사는 후발주자 진입을 막기 위해 10나노 이하 D램 공정부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해 생산을 앞두고 있다. 네덜란드 장비업체인 ASML만 생산할 수 있다는 EUV 장비는 대당 2000억원을 웃돈다. 수십조원의 투자금과 경영자의 결단 없이는 시장진입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낸드의 경우 삼성전자는 7세대 낸드부터 2개의 낸드를 이어붙이는 '더블스택' 방식으로 공정을 전환키로 했다.
한 전무는 "더블스택 기술을 적용하면 단순계산으로 256단 적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싱글스택만으로 128단 낸드 양산까지 성공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28단 낸드를 더블스택 공정을 통해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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