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도 덩달아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10월 한 달에만 일본 전역에서 2153명이 스스로 삶을 마감, 올해 초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2139명)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그 자체보다 이로 인한 실업과 사회적 고립 등에 따른 우울증이 더 큰 위험요인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감소세였던 일본의 자살자가 올해는 10년 만에 증가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코로나 블루'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자살예방 상담전화는 8월 한 달간 1만7012건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작년 8월(6468건)보다 2.6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감으로 사회 전반에 우울감이 퍼질 징후로 비친다. 2일 보건복지부가 '코로나 우울 대응 관계부처·시도 협의체' 회의를 개최한 배경이다.
정부가 스마트폰 상담을 통한 우울증 검진시스템 마련 등 대응에 나섰다니 다행이다. 실업자·구직자 대상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 확대도 바람직하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7~2109년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더욱이 같은 기간 출산율도 계속 낮아졌다. 이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엷어지는 '기저질환'이 번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문재인정부가 '코로나 블루' 대응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이런 문제의 본질을 놓쳐선 곤란하다는 생각이 든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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