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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영화 통해 '진심을 담은 음악' 전하고 싶다"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2 18:34

수정 2020.12.03 06:44

영화 '뮤직 앤 리얼리티' 연출한 싱어송라이터 빅 포니
결혼식 후 비행기 안에서 영화 초안 작성
직접 감독·연기… 오는 10일 개봉 예정
자전적 이야기 담은 OST도 발매
[fn이사람] "영화 통해 '진심을 담은 음악' 전하고 싶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한인 청년인 바비 최. 그가 미국 뉴욕과 대한민국 서울을 오가며 그리는 음악에 관한 특별한 여정이 영화 '뮤직 앤 리얼리티'에서 시작된다.

오는 10일 개봉을 앞둔 이 영화의 감독이자 배우, 싱어송라이터 빅 포니(Big Phony·사진)를 최근 만났다.

'뮤직 앤 리얼리티'는 싱어송라이터가 꿈이지만, 현실은 전화상담원인 고달픈 직장인 '바비'가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음악적 정서를 나누고 인연을 만들어 가는 내용을 그린 영화다.

빅 포니는 이 영화의 초안을 지난 2015년 미국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생각해 냈다고 했다. 그는 "비행기 안에서 여러 생각이 스치던 중 제 음악적 경력을 더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며 "더 많은 청중들에 다가가는 동시에 아내에게도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 싶어 영화로 접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바비'라는 이름은 실제 빅 포니의 미국 이름이다.
뉴욕에서 나고 자란 재미동포 빅 포니의 본명은 로버트 최(Robert Choy)로, 지인들은 그를 '바비'라고 부른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바비'는 빅 포니의 실제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그는 "영화 속 '바비'가 뉴욕 출신이라는 점,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읜 점, 화장실에서 노래를 작업한다는 점 등 영화 속 캐릭터의 배경이 대부분 같다"며 "영화 각본을 쓰던 당시 '네가 잘 아는 것에 대해 써라'라는 충고를 받아들여 영화 속 '바비'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는데 저 스스로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실제 다른 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빅 포니는 14살이 됐을 무렵 가족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사를 하면서 홀로 뉴욕에 남아 뉴욕예술학교에서 정식 음악교육을 이수했다. 이후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했고 2005년 '픽션 앤 아더 리얼리티스(Fiction & Other Realities)'로 데뷔했으며, 2011년 한국에서 음반 '언 인트로덕션 투 빅 포니(An Introduction To Big Phony)'를 발매했다. 빅 포니 특유의 감미로운 음색과 포크 기타로 속삭이는 듯한 창법은 엘리엇 스미스와 제프 핸슨을 섞어 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빅 포니는 미국인이지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두고 고민하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시에 자신만의 감성을 녹인 노래를 담아 OST로도 발매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뮤직 앤 리얼리티'가 영화 '원스' '비긴어게인'의 계보를 잇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마저 비치고 있다.


'뮤직 앤 리얼리티'는 2019 시네토피아영화제 월드 내러티브(World Narrative)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으로, 2018 로스앤젤레스 아시안퍼시픽영화제, 2018 하와이 국제영화제, 2018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빅 포니는 "영화 속 노래들 대부분 진실된 장소에서 작업하던 그 순간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라며 "그 감정을 이해하는 청중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는 아티스트로서 이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웃고, 울고,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어쩌면 자신과 다른 누군가가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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