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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채권인증 치고나가는 딜로이트안진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6 17:53

수정 2020.12.07 11:09

올해 실시된 채권인증 절반 맡아
국내 ESG채권 발행 전년비 104%↑
딜로이트안진이 빅4 회계법인과 신용평가회사로 구성된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인증평가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ESG채권은 발행사가 조달한 자금을 자사 ESG 인프라 개선에 사용할 것을 약속한 특수목적 채권이다. 사회책임투자(SRI) 채권으로도 불리는 ESG채권은 세부적으로 녹색채권과 사회적 채권, 지속가능채권으로 나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은 지난달 말 하나카드가 발행한 2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의 관리체계를 인증했다.

딜로이트안진은 올 초 합류한 이옥수 리스크자문본부 이사 주도로 ESG채권 인증평가 실적을 쌓고 있다. 회계법인과 신평사, 해외 리서치회사 등이 현재까지 실시한 ESG채권 인증평가 계약 30여건 가운데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KB금융지주 등 15건을 딜로이트안진이 맡았다.
딜로이트안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증팀 핵심인력 전원을 회계사로 구성해 공신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회계법인, 신평사나 글로벌 리서치회사 등 외부 평가기관은 발행사와 인증평가 계약을 맺고 ESG채권이 발행 목적에 따라 관리될 수 있는지 검증한다. 현재까지는 사전검증 위주로 인증이 이뤄져 왔으나, KDB산업은행이 올해 발행한 SRI채권에 대해 사후보고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내년부터는 민간기업 ESG채권도 발행 전후 모두 평가받는 흐름에 동참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원칙) 도입으로 ESG 평가가 투자 시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잡으면서 책임경영을 내세운 기업들의 ESG채권 발행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국내 ESG채권 발행금액은 지난해(25조6900억원)보다 104%가량 급증한 52조36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수출입은행이 저탄소 친환경 산업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5억달러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공기관 위주로 ESG채권이 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전력, GS칼텍스, SK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기업과 포스코건설, 롯데지주 등 비금융 기업도 ESG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ESG채권 발행규모가 눈에 띄게 커지자 신용평가업계도 ESG채권 인증평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0월 한국중부발전을 대상으로 ESG채권 인증평가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나머지 3대 신평사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ESG채권 인증평가에 나설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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